- 서면 업주 “뾰족한 수 없어 답답”
- 카페도 직격탄 … 직원 절반 줄여
- 긴급보육 공지 늦어 학부모 혼란
“매출에 손해가 막심할 겁니다. 그렇다고 뾰족한 대책도 없으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부산 부산진구청 인근에서 3년째 고깃집 ‘88대패’를 운영 중인 곽기준 씨는 이날 오후부터 허탈한 웃음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부산시가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하면서 오후 6시부터 사적모임 제한 인원이 4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 오는 22일까지 4단계가 적용되면서 식당과 카페는 밤 10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고, 2인 이상 집합금지 조처까지 적용되면서 상인들은 저녁 장사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서면향토음식 특화거리에서 이름이 알려진 ‘소문난돼지국밥 서면본점’ 박동일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단체 손님용 방도 쓰지 않은 지 오래다. 방역을 느슨하게 했다가 수도권 풍선효과,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부산도 결국 4단계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말복을 맞아 대목을 기대했던 삼계탕집에는 방문 손님 못지않게 배달과 포장 주문이 줄을 이었다. 북구 구포동의 한 삼계탕 전문점 직원은 “오후 6시 이후로는 2인 이상은 방문할 수 없다 보니 가족 단위로 포장해가는 손님이 평소보다 많다”고 말했다.
카페도 직격탄을 맞았다. 사상구에 위치한 ‘카페 비타리카’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직원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거리두기 단계가 수시로 달라지면서 영업시간도 자주 바뀌어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김재희 대표는 “지금도 저녁 손님은 거의 없다시피 한데 2인 이상 집합금지까지 적용되면 아예 문을 일찍 닫아 저녁 장사를 포기해야 할 노릇”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어린이집과 학부모도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혼란을 겪었다. 4단계 지침에 따라 부산시 전체 어린이집이 휴원했다. 대신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긴급보육은 제공한다는 시 차원의 방침은 지난 9일 오후 전달됐다. 하지만 공지가 늦거나 어린이집별로 내용이 달라 혼선을 빚는 경우가 발생했다. 한 학부모는 “전날 오후 5시에 갑자기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와 ‘내일부터 등원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학부모와 정보를 공유해 긴급보육 여부를 확인하고 오늘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는 했지만 너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