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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에 내몰린 아이들…학교 균열에 더부살이 수업도

연제·부산진구 일대 잇단 공사…인근 학교들 소음·분진 등 피해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1-08-12 22:00:12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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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차 옆 위험천만한 등교도
- 일부는 중·고교 내내 시달릴 판

- 법상 학교 인근 공사 규제 못해
- 방음벽에도 소음 52㏈가량 나와
- 학습권 침해·건강 악영향 우려
- 학생 “회색벽에 갇혀 갑갑” 호소

부산 연제구와 부산진구 일대 중·고교 근처에 아파트 신축과 재개발이 우후죽순 잇따르면서 크고 작은 학습권 침해가 빈발한다. 학교 건물을 쓰지 못하고 다른 학교 교실을 빌려 새 학기를 준비하는가 하면, 중학생 때부터 어른이 될 무렵까지 끊임없이 소음·분진에 시달려야 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아파트 신축과 재개발이 잇따르면서 크고 작은 학습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양정고 인근에 착공한 양정1구역 재개발지로 2023년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양정고 제공
12일 계성여고와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는 오는 23일 2학기부터 디저트서비스과 제과·제빵 실습수업을 경남정보대와 동의과학대 실습실을 대관해 진행한다. 수업에 필요한 노트북 400여 대도 대여받을 계획이다. 두 대학에서 수업을 듣게 될 학생은 약 120명이다. 지난 6월 거제2구역 주차장 공사 중 교실 증축부 일부에 균열이 생겨 학생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처다. 대관비 등은 조합 또는 시공사가 지급할 예정이다.

부산진구와 연제구에는 학교와 맞붙은 재개발 공사장이 많다. 부산진구에는 양정1구역이 양정고·부산진여고·부산진여상·세정상고 등과 인접해 있다. 전포1-1구역은 동의중 운동장 바로 앞에서 착공 중이다. 연제구에도 계성여고와 거성중 코앞에서 거제2구역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장의 소음이나 먼지는 물론, 건물의 균열이나 통학로 확보 등 안전상의 문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들려오는 실정이다.

일부 학생은 상급학교로 진학해도 소음·분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2019년부터 재개발 공사가 시작된 전포1-1구역의 동의중은 다수 학생이 근처 양정고로 배정된다. 양정고 앞에서 착공 중인 양정1구역 재개발은 2023년에나 완공된다. 내년에 고등학교로 진학해도 2년은 더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인 동의중 학생 중에는 중·고교 학창 시절 6년 중 5년을 공사판 근처에서 보내는 셈이다.

   
지역주택조합으로 추진 중인 연산서희스타힐스 코앞에 자리한 연산중 학생 역시 마찬가지다. 이곳 학생 중 일부도 양정고로 진학한다. 연산서희스타힐스는 지난해 10월 착공해 2024년 준공된다. 이 학교 3학년생 역시 양정고로 진학하게 되면 4년을 화물차와 함께 등교해야 한다.

장기간 지속하는 소음은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청소년에게는 더욱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 건축법상 학교 인근에서 진행되는 공사라고 해서 이를 따로 규제하지는 않는다. 학교나 병원은 주간 65㏈(데시벨) 이하, 야간 60㏈ 이하라는 소음 기준이 있지만, 이 역시 큰 실효성은 없다. 10분간 평균 소음의 수치가 평가 대상이라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큰소리를 아우르지 못한다. 소음 피해를 호소해온 동의중은 방음벽을 세웠는데도 지난달 소음 측정에서 52㏈ 가량이 기록됐다.

피해는 오롯이 학생에게 전가된다. 동의중에 다니는 한 3학년생은 “원래 우리 학교는 부산시민공원 전경이 탁 트인 전망 좋은 학교였는데, 지난해부터 콘크리트가 앞을 가렸다. 고등학교로 올라가도 고3이 될 때까지 회색 벽에 갇힐 수도 있어 갑갑하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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