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남을 위해 좀 참으라 했던 말 후회”

산재 인정된 칠곡센터 故 장덕준 씨 어머니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21-08-30 20:02:34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증언 거부한 아들 동료들 이해”
- 야간노동 금지 청원 동참 부탁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고(故) 장덕준 씨의 어머니 박미숙(54) 씨는 지난해 10월 아들의 장례식장을 찾은 동료들의 음성을 또렷이 기억한다. 아들 또래의 청년들이 너무도 서럽게 흐느꼈다. 박 씨는 “아들이 일하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했고, 마지막 근무 날엔 가슴을 움켜쥐고 앉아 괴로워했다는 이야기를 동료들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그저 불행한 사고로 여겼건만, 일관된 동료들의 설명을 들으며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런데 막상 아들의 산재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가 시작되자 하나 같이 증언을 거부했다. 박 씨는 “한 아이가 ‘어머니, 이거 저희 밥줄이예요’ 하더라. 원망감도 들었지만 무슨 말인지 단박에 이해돼 가슴이 미어졌다”고 말했다. 이 일이나마 못하면 밥을 굶을 사정이 헤아려지더란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에 지원하며 ‘오늘은 일할 수 있을까’ 늘 걱정하던 아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산재를 인정받는 과정은 지난했다. 박 씨는 “쿠팡에서 받을 수 있었던 건 12주가량 근무기록과 근로계약서 정도뿐이었다”며 “휴대전화가 통제되니 남은 기록이 있을 리 없었다.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한데 법적으로 입증하자니 한없이 막막했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이 현장 CCTV를 입수했다. 박 씨는 “분명 오전 7시부터 일했어야 할 아들이 오전 6시40분부터 일한 장면이 찍혀있었다. 재조사가 시작되고, 결국 최고 주당 62시간에 달하는 격무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들이 170㎝에 76㎏으로 단단한 근육질이었다. 그런데 물류센터 일을 시작하고 살이 빠지더니, 어느 순간 사람 자체가 쪼그라드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근육 자체가 녹아내렸다는 소견(횡문근융해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아들에게 ‘남을 위해 조금 더 참고, 헌신하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이제 와 그것이 후회된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아들 또래 청년들에게 이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건네려 한다.

그는 “아들이 물류센터의 부당함을 토로하면 ‘네가 거기 속해 있으니, 스스로 바꿔봐’란 말을 자주 했다. 그런데 조직에 속한 노동자들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런 권리도 찾을 수 없고, 결국 내팽개쳐질 것”이라며 “야간노동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넣으려 한다. 아들의 동료였던 분들, 아들 죽음에 관심을 주셨던 분들의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미 애리조나서 60년 만의 민주당 주지사 당선, 상하원까지 다 장악
  2. 2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3. 3[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4. 4[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5. 5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6. 6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7. 7반여1·4동 어르신과 함께한‘사랑의 자장면 나눔’
  8. 8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9. 9해운대구 재송2동 릴레이안부봉사단, 2026년 릴레이 다함께 가을소풍’ 추진
  10. 10해운대구 중1동, '술은 잠시 오프(OFF), 건강은 온(ON)’ 절주 캠페인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3. 3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4. 4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5. 5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6. 6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7. 7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8. 8[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3. 3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4. 4‘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5. 5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6. 6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7. 7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8. 8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9. 9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10. 10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1. 1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2. 2[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3. 3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4. 4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5. 5반여1·4동 어르신과 함께한‘사랑의 자장면 나눔’
  6. 6해운대구 재송2동 릴레이안부봉사단, 2026년 릴레이 다함께 가을소풍’ 추진
  7. 7해운대구 중1동, '술은 잠시 오프(OFF), 건강은 온(ON)’ 절주 캠페인
  8. 8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9. 9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10. 10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제조업 AI 전환 적극적 추진…‘부산의 심장’ 활력 되찾겠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