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학부터 막판 학기까지 학교 잘 못가
- 선후배 인적 네트워크도 쌓지 못 해
- 피드백 부족해 전공능력 저하 우려도
- 학생 “대학 내내 온라인 강의 기억뿐
- 축제·MT 등 캠퍼스 낭만도 못 누려”

지난해 전문대에 입학한 학생은 말 그대로 ‘위드 코로나’ 대학생활을 보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어느덧 졸업반이 됐다. 들쭉날쭉한 학사 일정에 전공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학력 측면에서 많은 손해를 봤다. 비대면 수업으로 제대로 된 캠퍼스 생활은 물론 동기 간, 선후배 간 인적 네트워크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졸업반 학생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돼 남은 마지막 학기라도 정상적인 대학생활이 이뤄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1일 경남정보대 작업치료과 송민옥 교수가 연구실에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곽재훈기자

■비대면 수업에 전공 능력 저하

1일 경남정보대학 등 부산지역 2년제 대학에 따르면 2학기 초반은 실습 과목 외 이론 수업은 모두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된다. 전문대학들은 부산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처에 따라 앞으로 최소 2주에서 4주까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추석 연휴 전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비대면 수업이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이 되면서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학생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전공과 관련된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며 자기 계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비대면 수업의 한계 때문에 학업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일선 교수들의 전언이다.

동의과학대 홍정표(전기과) 교수는 “비대면 수업이 반드시 부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면 수업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수업 진행자의 일방통행식 강의가 이뤄지다 보니 피드백이 대면 수업보다 부족하고 결국 학생들에게 마이너스다. 이 같은 상황이 누적되면 취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불안감을 느낀다. A 대학 졸업반 권모(여·22) 씨는 “실습이 많은 전공은 그나마 대면 수업 비중이 높지만, 올 초에 졸업한 선배들을 보면 취업한 후에도 사설 기관에서 실습을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B 대학 이모(여·23) 씨는 “항공계열 전공은 현재 취업시장이 얼어붙어서 실습을 해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캠퍼스 낭만·교우 관계는 물거품

졸업반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정상적인 캠퍼스 생활을 하지 못한 데다 동기 간, 선후배 간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크다.

C 대학 졸업반 이모(여·22) 씨는 “대면 수업이 있어야 학교에서 후배들과 마주칠텐데 비대면 수업이 많다 보니 만남 자체가 거의 없다. 학교에 오더라도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니 친한 동기를 제외하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김모(23) 씨도 “대학생활의 꽃인 MT와 체육대회, 축제 등을 즐기지 못해 안타깝다. 지난해 집에서 온라인 강의만 들은 기억이 전부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교수들도 제자들과의 교류가 사라진 것이 뼈아프다.

경남정보대 김지혁(물리치료과) 교수는 “대면 수업을 해도 학생들 모두가 마스크를 끼고 있어 얼굴을 잘 기억하기 어렵다. 비대면 수업이 많다 보니 학생들과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고 인간적인 교류가 상당히 줄었다. 비대면 수업 장기화에 따라 다양한 플랫폼으로 학생들과 소통 창구를 늘려 이를 극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