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 "손님줄고 영업도 제한
- 식자재 관리·소진 힘들어져"
- 들쭉날쭉 방역 지침도 한몫
최근 수도권의 한 프랜차이즈 김밥집에서 대형 식중독이 발생하는 등 음식 오염 사고가 잇따른다. 부산에서도 연제구 밀면집 식중독 사고 등 올 들어 10년 사이 최다 수준을 보인다.
이처럼 식중독이 급증한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적 모임과 영업 시간 제한으로 소비가 급감해 식자재의 회전율이 떨어지면서 장기간 보관되는 음식이 많아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음식업 종사자들은 현장의 경험을 근거로 코로나19가 불러온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부산에서 지난 7월까지 집계된 식중독 사고는 19건(환자 278명)이다. 지난해(18건·276명)와 2019년(15건·263명)의 1년 치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2010년 이후 최다 수준이다. 이런 추이는 전국이 유사하다. 지난해 식중독 사고는 전국에서 178건(환자 2742명)이었는데, 올해는 7개월 만에 220건(환자 3338명)을 기록했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만화카페 매니저 성연정(가명·27) 씨는 써보지도 못하고 버리는 식자재의 양이 예년보다 늘어 고민이다. 과거엔 만화카페에서 음식을 먹으려면 손님이 배달을 시켰는데, 최근에는 점포에서 떡볶이 등 분식을 만들어 판다.
하지만 만화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단계별로 집합 인원과 시간의 제한을 받아왔다. 손님이 줄어든 것은 물론 영업시간도 들쭉날쭉한 데다 날씨마저 더워 식자재 관리가 어려워졌다. 결국 폐기되는 재료가 늘어났다. 성 씨 가게에서는 2주 전과 지난주에 떡에 곰팡이가 피었다. 성 씨는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 재료도 버려야 하는지 갈등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터지는 식중독 소식에 신경 쓰여 두 눈 딱 감고 전부 버렸다”고 말했다.
식자재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발주량을 줄이는 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 업소는 매입 단가를 낮추기 위해 대용량 포장식료품을 산다. 냉동 떡 사리 320g 한 팩을 살 때 단가가 1500원이면, 10㎏짜리는 1200원까지 떨어진다. 성 씨는 “대용량 제품을 사니까 발주량을 줄여도 소진 속도가 느려 상하는 음식이 생긴다”고 말했다. 금정구 서동의 한 분식점 사장은 “계란을 많이 쓰는 가게는 보통 노른자를 풀어서 보관하는데, 요새는 워낙 안 팔리다 보니 오랫동안 보관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혹여 모를 식중독 사고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들면서 도매업체가 공급하는 식자재의 신선도 역시 떨어질 우려가 나온다. 서면의 한 일식집 대표는 “유통하는 업체도 재고가 안 나가는 건 똑같다. 그래서인지 발주를 넣으면 유통기한이 임박한 물건이 오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유통기한이 긴 캔 음료도 소진이 안돼 다음 달에 버려야 할 게 잔뜩 쌓였다”고 전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부산지역 최근 5년간 식중독 발생 현황 ※자료 :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 |
구분 |
2017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2021년(7월까지) |
발생 건수 |
15건 |
19건 |
15건 |
18건 |
19건 |
환자 수 |
336명 |
637명 |
263명 |
276명 |
278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