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땐 창원대도호부 중심지
- 수십 년간 군부대 주둔 발목
- 도시개발 사업선 뒷전 ‘낙후’
- 주민참여 ‘행복의창’ 사업 진행
- 동요 ‘고향의 봄’ 배경도 활용
- 고향 언덕길·안전 통학로 공사
- 191억 들여 ‘소계 재생’ 추진
경남 창원시 의창동은 창원의 뿌리마을이다. 의창동은 조선 시대 전국 다섯 곳에 설치된 대도호부 가운데 창원대도호부가 있던 읍성지였다. 이처럼 창원의 역사와 전통을 오롯이 품은 마을이지만, 옛 마산시와 창원시의 도심 개발이 읍성지와는 떨어진 곳에 각각 추진되면서 도시 외곽지역으로 내몰렸다. 개발의 뒤안길에 머물렀던 의창동은 근년 들어 도시재생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옛 명성과 함께 명품마을로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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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전선 철로 폐선 구간의 터널을 활용해 경남 창원시 의창동과 동읍을 연결하는 보행로 모습. 창원시 제공 |
■‘고향의 봄’ 품은 의창동
의창동은 ‘하늘을 받치는 기둥’인 천주산(天柱山·해발 639m)을 품은 마을이다. 창원시와 함안군 칠원면에 걸쳐 있는 천주산은 청룡산 담산 작대산 등으로도 불렸다. 조선시대 허목 선생이 낙향해 지낸 곳이기도 한 이곳의 달천계곡은 여름 피서지로 명성이 높다.
특히 진달래 군락지가 일품인 천주산은 매년 4월 전국 규모의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 또 천주산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로 시작되는 동요 ‘고향의 봄’의 발상지다. 이를 기리는 고향의봄 도서관과 작사가인 이원수 문학관이 있다.
이밖에 지역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향교와 추상조각의 선구자로 불리는 우성(又誠) 김종영의 생가도 있다. 산업·계획도시인 창원지역에서 의창동은 지역의 정체성을 간직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마을이다.
천혜의 자연과 지역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의창동이지만, 지역개발 측면에서는 늘 뒷전으로 밀렸다. 의창동을 구성하는 3개 법정동(소계동·의안동·동정동)은 행정구역 개편 때마다 옛 마산시에 포함됐다가 다시 창원시로 편입되는 등 잦은 변경 끝에 1997년 대동제 실시에 따라 의안동·동정동·소계동이 의창동으로 통합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여기에다 1955년 7월 창원시 의창동 일대에 둥지를 튼 군사시설(육군 39보병사단)은 지역개발의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의창동은 도심 생활권의 주거 지역이지만 20년 이상 된 낡은 저층 건축물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등 도심보다 개발이 더딘 지역으로 남았다.
■주민과 함께 ‘행복의창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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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단지 뒤를 지나는 경전선 폐선 유휴부지를 활용해 조성한 의창동의 주민 쉼터와 산책로. |
의창동은 2015년 6월 최대 숙원이었던 군부대 이전에 이어 2017년 ‘행복의창 만들기’ 사업 마스터플랜 수립을 시작으로 옛 명성을 본격적으로 되찾기 시작했다. 동요 ‘고향의 봄’에 착안한 꽃대궐길 및 읍성길을 새로 정비하고 주민 공동 이용시설인 행복의창 커뮤니티 비즈니스센터(지상 3층, 전체면적 486㎡)도 완공했다. 과거 도심을 분리하고 단절시킨 경전선의 폐선 유휴부지를 활용해 의창구 소답동~동읍 용강리 1.3㎞ 구간에 산책로와 운동시설 등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폐터널 내부는 경관조명 및 CCTV를 설치해 의창동과 동읍 용강리 주민의 왕래에 쓰이는 동시에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등장했다. 이밖에 창원초등학교에서 김종영 생가까지 560m 구간 ‘고향 언덕길 조성사업’과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한 창원초등~소답초등 350m 구간 ‘녹색도로 사업’도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무엇보다 ‘행복의창 만들기’ 사업이 눈길을 끄는 대목은 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의 아이디어와 참여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사업 설계 단계에서부터 완공 후 점검까지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고 발로 뛰었다. 지난 5월에는 지역민으로 구성된 행복의창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발 더 나아가 주민은 창원시에 ‘플라워랜드’ 조성을 건의하고 나섰다. 플라워랜드는 창원시가 대산면에 조성한 3만3000㎡ 규모의 꽃동산으로, 지역민의 화합을 이끈 사업이다. 이에 의창동 주민은 무단경작과 불법 쓰레기 투기로 골머리를 앓는 소계동 일대에 (가칭)천주산 소계 플라워랜드 조성을 주문한 것. 창원시는 주민 의견을 받아들여 방치된 쓰레기 70t을 수거·처리하고, 연말까지 플라워랜드 조성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소계지구 도시재생’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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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창동 ‘행복의창’ 커뮤니티 비즈니스센터 전경. |
의창동의 긍정적인 변화는 ‘소계지구(옛 소계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이어졌다. 의창동에서도 소계지구는 천주산, 남해고속도로, 경전선 철도로 인해 고립된 경사형 구릉지로 시가지와 단절돼 오지 아닌 오지마을이다. 이에 정부와 창원시는 ‘2019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으로 선정해 2023년까지 국비 100억 원과 지방비 80억7000만 원 등 모두 191억9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도시재생을 추진 중이다.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지역민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주요 사업은 마을 내 주민 커뮤니티 공간 마련을 위한 ‘다함께 어울림센터 조성’, 온 가족 활동 공간인 ‘창의 숲 조성’, 마을 내 부족한 주차장과 아이와 어르신 힐링공원을 만드는 ‘노+리마당 조성’, 노후 주거지 정비를 위한 ‘가가호호 집수리’ 사업 등이다. 주민의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사업은 ‘가가호호 집수리 사업’이다. 현재 선정된 단독주택 99가구, 공동주택 12곳에 대해 사업이 진행 중이다. 나머지 사업 역시 실시설계 등 착공을 앞두고 있어 주민의 기대치가 높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