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가 지역 청년을 위한 시설이라며 억대 예산을 들여 건립한 커뮤니티 센터가 누수 탓에 기능 정지됐다. 지난 2월 문을 연 신축 커뮤니티 센터에서도 개관 당일 누수가 터지는 등 비슷한 문제가 잇따라 주민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누수로 망가진 부산 금정구 장전동 생활문화센터. 김민주 기자
6일 오전 장전동에 위치한 생활문화센터. 1990년 준공된 장전1동 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해 만든 이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센터 조성에 10억 원이 투입됐으며 지난 4월 개관했다. 이곳은 부산대 후문과 가까운 데다 원룸촌이 밀집해 부산대 재학생 등 2030 청년세대 인구 비율이 43.1%에 달한다. 유휴 동사를 주민에게 내주겠다는 정미영 구청장의 역점 공약에 따라 조성됐으며 청년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센터 핵심 시설로 꼽히는 3층 공동부엌과 지하 1층 밴드 연습실의 모습은 처참했다. 지하 1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들어서자 습기 찬 지하 창고 특유의 악취가 물씬 피어올랐다. 지하 1층에 위치한 밴드 연습실은 모두 3곳. 지난 7월 호우 때 누수가 터진 여파로 복도 벽면과, 개인연습실 한 곳의 벽면 아래 쪽엔 누런 곰팡이가 빼곡했다. 에어컨을 종일 가동하지만 내부 환기가 취약하고 연습실 벽면 또한 습기에 약한 석고 재질이다. 2개월 지나도록 온전한 모습을 찾지 못하며 이 기간 이용 실적도 전무했다.
3층 공동부엌에서도 누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수 작업이 한창이었다. 마찬가지로 지난 7월 강우가 집중되며 부엌과 이어지는 테라스에서 물이 샜다. 현재 바닥 쪽 벽면 일부를 뜯어내고 방수재 보충 등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부터 코로나19에 따른 부산 사회적 거리두기는 3단계로 완화됐지만, 센터는 부엌과 연습실 정비를 마쳐야 제 기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 재학생인 신모(32) 씨는 “생활문화센터 개관에 관심을 두던 청년 주민 사이엔 이미 이 같은 문제가 널리 알려졌다. 보수를 마쳐 개관하더라도 손상된 이미지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비가 일시에 집중되고, 낡은 주민센터를 문화센터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입구 쪽에 설비한 소형 화단 등이 물길을 막아 배수에 문제가 생겼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가을장마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누수 가능성 등 점검을 거쳐 완벽히 보수하기 위해 장기간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가 혈세를 부어 마련한 시설에서 누수에 따른 이용 불편 문제가 생긴 건 처음이 아니다. 20억 원을 들여 개관한 신축 금사회동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선 지난 2월 개관 당일 누수가 터졌다. 노인 인구(22.8%)가 많은 지역 특성상 누수로 엘리베이터가 멈추며 주민 외면(국제신문 지난 3월 19일 자 6면 보도)을 받았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