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손해배상제에 초점을 맞춘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불발됐다. 지난달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이 법안을 처리하면서 본회의의 극단적인 대치가 예상됐으나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막았다.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한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 국회법상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야당 지적을 받아들인 듯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회 통과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야당의 반대 의견은 더욱 뚜렷하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언론 보도에 따른 피해를 구제한다는 취지보다 오히려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통과에 앞서 안건조정위원회 심의 과정에 다수결의 힘이 지배했듯이 법사위도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 단독으로 개정안을 처리했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자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데 핵심이라는 언론의 자유와 관련되는 중요한 법안이다. 국회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여당이 힘자랑하듯 입맛대로 처리하면 안 된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많은 찬반 논란이 이어진다. 여당은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개악 입법이라는 주장을 귀담아들어야 하겠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언론자유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죽했으면 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사회권력에 대한 비판, 감시 기능의 약화, 국민의 알권리 침해로 이어져 민주주의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을까 싶다. 이는 단순한 ‘오보’나 ‘징벌’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바탕인 언론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문제이다. 이를 의회 절대 다수당이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언론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다면 우선 언론의 자정 노력에 맡겨야 한다. 특히 특정 정파에 기대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유사 언론 매체의 부작용을 전체 언론으로 확대해선 안 된다. 이제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 시한이 정해졌다. 언론의 자유와 기능을 보호하며, 언론이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법이 개정되기를 바란다.
# 어린이 사설 쓰기
뉴욕에 가면 ‘헨리 라과디어’라고 하는 시장의 이름을 따서 지은 공항이 있다고 합니다. 다음 얘기는 라과이어라는 사람이 시장이 되기 전, 그러니까 뉴욕시의 야간 판사로 있을 때의 일화입니다.
어느 추운 겨울밤, 남의 물건을 훔친 죄로 한 노인이 라과디어 판사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판사는 의례적으로 이렇게 물었습니다.
“무엇을 훔쳤습니까?”
“빵 한 덩어리를 훔쳤습니다.”
“왜 훔쳤습니까?”
“배는 고픈데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말을 끝마친 노인은 눈물을 흘리면서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자신에게는 집도 없고 자식도 없고 며칠째 굶주렸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것 등을 상세하게 말해줬습니다. 잠시 후 라과디어 판사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할아버지, 법은 법입니다. 제겐 법 그대로 시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할아버지께 10달러의 벌금형을 내리겠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로 하여금 죄를 짓게 만든 저를 비롯해 이 도시에 사는 사람에게도 벌금형을 내리겠습니다. 따라서 저는 10달러, 그리고 이 재판정에 참석한 여러분은 모두 5달러씩 내시기 바랍니다.”
이런 재판과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사회문제는 한 개인의 문제나 책임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요, 책임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우리 사회에서 법은 어떤 기능을 할까요? 그리고 그 법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할까요? 자기 생각을 예를 들어 써 봅시다.
감민진 성전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