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폭우로 부산 동구 동천이 범람해 발생한 침수 피해 책임을 부산시에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당시 시가 동천 수질개선을 위해 설치한 ‘ㄷ’자 형 물막이용 토사벽(이하 가물막이 시설)이 침수 피해의 원인이 될 수는 있지만, 가물막이 시설이 없었을 때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가물막이 시설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법 민사24단독 박주영 판사는 DB손해보험이 시와 가물막이 시설 공사를 진행한 A 사 등을 상대로 3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 10일 내린 폭우로 동구 동천의 범일교 일대가 범람했고 인근에 주차된 차량 6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에 DB손해보험은 차량 6대에 대해 3300만 원을 지급한 뒤 시와 A 사 등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가물막이 시설이 없었던 과거와 가물막이를 해제한 이후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한 점, 침수된 물의 높이(침수심)도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기각 사유로 꼽았다. 가물막이 시설이 없었던 2009년 7월과 2017년 9월은 물론 가물막이 시설을 완전히 해제한 지난해 7월 23일과 그 이후인 9월 7일에도 침수 피해가 났다. 또 지난해 7월 10일과 가물막이 시설을 해제한 뒤인 7월 23일의 침수심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판사는 “가물막이 시설은 바닷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필수 시설물로, 집중호우 예보에 따라 곧바로 가물막이 시설을 철거했더라도 7월 10일 발생한 침수 사고를 예방하기 어려워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