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지역 18세 미만 48만명 중
- 8.2%가 주거 직결 문제 우려
- 8년 전 조사 때보다 2배로 늘어
- 市 정책적 노력 미흡했단 평가
- 복지 확대 돈줄 확보는 큰 성과
- 개소 5월째 맞은 주거복지센터
- 예산·인력 적어 운신의 폭 한계
지난해 발간된 부산여성가족통계를 보면 부산에 거주하는 0~18세 아동·청소년의 숫자는 48만8000명이다. 안정적인 주거 환경과 직결되는 문제인 정신·신체적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아동의 비율은 8.2%로 집계됐다. 이는 8년 전 조사(4.2%) 때와 비교해 2배가량 높아진 수치다. 이 기간 해당 항목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아동의 비율은 꾸준히 늘어 경제적 어려움·교우 관계 등 항목 응답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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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서부 주거복지센터에서 민원인이 상담하고 있다. 부산도시공사 제공 |
부산시는 ‘아동친화도시’(18세 미만 모든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지만, 이 기간 아동 주거의 현황을 진단하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정책적 노력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도 시는 아동의 주거빈곤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채 내년 관련 용역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의 얼개만 잡아둔 상태다. 다만 올해 부산시의회서 발의된 아동 주거 빈곤 해소를 위한 조례가 제정됐고, 시는 주거복지센터 2곳을 개소했다.
■개선 첫걸음, 아동 주거안정 조례
시의회 김민정(기장군1) 의원이 발의한 ‘부산시 아동 주거빈곤 해소를 위한 조례’(이하 아동주거조례)는 지난 1월 제정과 동시에 시행됐다. 조례는 18세 미만 지역 아동의 주거빈곤 해소를 위해 부산시장이 5년 단위 기본 계획을 세우고, 기본 계획에 따라 다시 1년 단위 시행계획을 세울 것 등을 의무 규정했다. 관련 시책 마련을 위해 아동주거빈곤해소위원회가 구성돼 이들 계획에 대한 심의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도 규정했다.
부산은 역사적·물리환경적으로 주거복지 실현에 대한 제약이 많은 도시로 손꼽힌다. 2018년 부산복지개발원의 ‘부산형 주거복지센터 설치 및 운영 방안 연구’를 보면 광복과 6·25 전쟁을 겪으면서 귀환동포, 피란민이 몰리면서 부산 도심 곳곳에서 난개발이 이어졌다. 특히 1960년대 강제이주 및 정책이주의 결과로 공공주택과 영구임대주택에는 극빈층이 몰렸다.
해운대·북구 등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신도시개발이 부산 전역의 재개발을 부채질했다. 이런 탓에 1990년대 말 이래 주거복지 정책은 신규 공급이 아닌 기존 공공·영구임대주택에서의 재조정에 매몰됐고, 상대적인 슬럼화 현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부산 전역의 집값 상승은 신규 공공·영구임대주택 공급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동주거조례는 이 같은 여건 속에 경제·정치적으로 주거결정권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운 아동의 시각에서 주거복지 실현을 촉구하는 법적 근거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이 부산도시공사와의 협의 및 조례 조정을 거쳐 조례 내용의 이행을 위한 ‘돈줄’을 마련해둔 것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부산 아동주거조례가 갖는 강점이다.
김 의원은 “주거복지사업은 큰 비용을 필요로 한다”며 “도시공사가 시에 넣는 배당금 가운데 일부를 국민주택사업특별회계상 아동 주거 몫으로 편성하고, 이를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아동 가구에 대한 대출금 지원 등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시가 내년 아동주거빈곤 실태 파악 용역을 위해 신청한 예산 2억 원은 큰 이견 없이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센터, 직원 6명에 예산 3억 불과”
시는 지난 5월 주거복지센터 2곳(동부·서부 센터)을 개소했다. 앞서 복지개발원 등 기관은 주거복지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주거빈곤·취약계층을 보조해야 할 주거복지의 기능이 시와 도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분산돼 있는 만큼 이를 통합해 수요자를 지원할 수 있는 거점센터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개소 원년인 올해 이들 센터 지원 및 운영은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배정된 사업비가 3억 원에 불과해 센터별로 센터장 2명을 포함한 직원 6명의 인건비를 제외하면 사실상 센터가 자체 사업을 벌일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았다는 지적이다.
센터 일을 시가 직접 돌보지 않고 도시공사에 위탁을 한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복지개발원 최훈호 박사는 ‘부산형 주거복지센터 설치 및 운영 방안 연구’에서 “시 내부에서도 주택정책·사회복지·노인복지·장애인복지 등 담당 부서에서 관련 업무가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중복수혜와 사각지대 발생의 문제를 해소하고 지원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무부서와 협력부서를 설정하고 책임감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지역 자원 연계와 발굴이 가능한 민간단체들과의 효과적이고 유연한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수요에 따른 확장도 가능하도록 민관 협력 모델 창출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기획: 국제신문·초록우산 어린이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