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날씨 칼럼] 가을 태풍이 무서운 이유

  • 박광석 기상청장
  •  |   입력 : 2021-10-16 10:23:40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3월에 폭풍으로 나무가 뽑혔다.’ 강한 바람에 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은 고구려 모본왕 2년(서기 49년)에 시작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모본왕은 그해 폭풍이 불고 우박이 내리는 악천후가 이어지자 가을에 사신을 보내 백성을 진휼(賑恤·흉년에 백성을 도움) 했다. 신라·백제와 고려시대에도 비슷한 기록이 나온다. 큰 바람에 기와가 날아간다거나 문이 무너져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기와도 날려버릴 강한 바람은 마땅한 방재 도구 하나 성치 못했던 삼국시대 백성들에겐 더없이 큰 위협이었을 것이다. 가히 그 위력이 현세의 태풍과 견주어 마땅하다 싶다.

   
태풍 ‘하이선’이 부산 인근을 통과한 지난 7일 오전 큰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부산 영도구의 한 회사를 덮치고 있다. 국제신문DB
우리나라에는 해마다 평균 3.4개의 태풍이 상륙하거나 영향을 미친다. 태풍의 진로에 따라 피해 규모가 변한다. 강풍 반경과 강수량의 분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반도 주변을 지나는 태풍은 계절에 따라 진로가 나뉜다. 여름철에는 남부에서 중부지방까지 태풍의 영향권 아래에 들고, 가을철이 되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이 태풍의 주 영향권에 들어간다.

지난 30년간 부울경에 영향을 준 가을 태풍은 총 31개. 이동경로는 각기 다르다. 일반적으로 가을 태풍은 ▷남해안에 상륙하여 해안을 지나는 경로 ▷남해안에 상륙한 뒤 경남 내륙 또는 경북 내륙을 통과하는 경로 ▷대한해협을 지나는 경로 ▷일본을 통과하는 경로로 나뉜다. 남해안에 상륙해 경남 내륙을 통과한 가을 태풍으로는 2018년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대표적이다. 남해안에 상륙 후 해안을 따라 진행된 태풍은 2016년 차바가 있다.

가을 태풍은 강력하다. 태풍 발생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9월 초 정점을 찍어 태풍 형성에 유리한 조건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력한’ 혹은 ‘위력적인’이란 수식어는 주로 가을 태풍 앞에 붙곤 한다. 대표적 사례로 2003년 발생한 제14호 태풍 ‘매미’를 들 수 있다. 남해안 상륙 후 경북 내륙으로 빠지는 진로를 택한 매미는 9월 10일부터 3일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며 50~200mm, 많은 곳에는 470mm가 넘는 많은 비를 내렸다. 최대 순간풍속은 53.4m/s에 달해 건물 외부 간판이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 130명의 사상자를 낸 태풍 매미는 역대 재산 피해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루사인데, 마찬가지로 8월 31일 가을 초입에 발생한 가을 태풍이었다.

그래서 여름철 태풍과 장마라는 악기상의 고비를 넘기고도 기상청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특히 해안과 인접해 가을 태풍의 영향권 안에 자주 드는 부울경은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선박·수산·제조·농어업 등 바다 날씨나 강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 밀집해 있어 정확한 기상정보 제공에 대한 기상청의 역할과 소임이 막중하다. 더군다나 최근 가을 태풍의 발생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 30년 평균 0.9개의 가을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반면, 최근 10년 평균으로 보면 1.2개로 늘었다.


이에 기상청은 태풍의 발생부터 소멸까지, 끊임없는 분석을 통해 태풍정보를 발표한다. 올해부터는 태풍 발달 전 열대저압부 정보를 통해 강풍 반경, 강도 등을 포함한 5일 상세예보를 실시 중이다. 한반도 영향이 예상될 때는 열대저압부 약화 이후 온대저기압으로의 변질까지 전주기 태풍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태풍이 한반도로 접근할 때에는 기상 속보를 이용해 매시간 태풍의 중심 위치와 기압, 최대풍속 등을 신속히 알리는 중이다.

폭풍우 등 연이은 악천후로 마을에 흉작이 들자, 가을날 급히 사신을 보냈다는 모본왕의 심정을 헤아려본다. 삼국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역사의 환난 속에서도 우리 왕조는 꾸준히 날씨를 기록하고 백성을 돌보았다. 이는 모두 애민(愛民·백성을 사랑함)의 정신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국민을 섬기고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일은 기상청의 소명이 되었다. 앞으로도 기상청은 신속하고 정확한 태풍 정보를 제공해 국민 안전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박광석 기상청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8. 8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9. 9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7. 7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8. 8“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9. 9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10. 10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몸 불편한 엄마 화장실이라도 편히 사용했으면”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