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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35> 결합과 혼인 : 음양의 조화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1-10-18 19:03:2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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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물은 음양의 조화다! 이런 말은 고루(固陋)하거나 고루(孤陋)한 동양철학자의 오래된 말처럼 들린다. 음양사상이 기원 전 고대 중국에서 황제내경과 주역과 같은 고전으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춘추전국 시대에 제자백가의 한 부류인 음양가는 음양설을 연구했다. 이들 음양사들은 자연현상을 음양의 원리로 설명하면서 인간사회의 길흉화복에 대해 과도하게 철학적으로 해석하는 점이 없지 않았다. 그러한 점들은 미신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서 음양의 조화라 하면 다분히 고루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소금에서도 원자들끼리 음양조화인 혼인 결합
하지만 “세상만물은 음양의 조화다”는 말은 참이자 으뜸의 진리다. All things are made of atoms. 이보다 더 중요한 진리의 요체다. All things are harmony of +-! 절대로 고루하거나 비과학적 말이 아니다. 일체의 과장 허위 가식이 없다. 현실에서 사실이며 진실이다.

음양을 나타내는 가장 노골적 기호는 凹凸(요철)이라는 한자다. 요철의 원리에 따르는 음양의 조화는 철학만이 아니라 과학 전반을 우주적 차원에서 온통 관통 직통하는 최고의 진리다. 명징한 증거는 물질과 생명을 이루는 원자에 있다. 원자는 음(-)인 전자와 양(+)인 양성자로 되어 있다. 만물을 구성하는 원소(element)인 원자(atom)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원자끼리 또는 다른 원자끼리 결합한 분자(molecule)로 존재한다. 그러한 화학결합은 음양의 조화가 맞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인간사회에서 빌어다 쓰는 말로 케미(chemistry)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원자세계에서 케미가 맞으면 네 종류의 화학적 결합(bond)이 일어난다. ①수소결합은 음전하를 지닌 원자와 양전하를 지닌 수소 원자 사이의 결합이다. 가령 물이 서로 뭉치는 이유는 물 분자인 H₂O끼리 음과 양의 인력에 의한 수소결합 때문이다. ②이온결합은 전자를 주거나 받은 원자인 양이온과 음이온의 인력으로 인한 결합이다. 가령 나트륨은 최외각 전자 1개를 주어 양이온이 되며 염소는 최외각 전자 7에서 1개를 받아 음이온이 되는데 이 때 양이온과 음이온 사이의 결합이 소금(NaCl)이다. ③공유결합은 두 개 원자들끼리 최외각 전자를 공유하여 생기는 결합인데 이 때의 공유 역시 전자를 주고(+) 받는(-) 음양의 조화다. 가령 탄소 하나와 산소 둘은 최외각 전자를 주거니 받거니 공유하여 서로 최외각 전자 8개를 가져 안정된 이산화탄소(CO₂)가 된다. ④금속결합은 최외각 전자가 빠져나간 양이온과 음전하를 가진 자유전자 사이의 인력에 의한 결합이다. 가령 최외각 전자 2개가 빠져나간 철(Fe)은 양이온이 되며 빠져나간 자유전자는 음전하를 가지는데 이 때 생기는 양과 음의 인력으로부터 철의 성질을 지닌 금속이 된다. 네 가지 화학결합 모두 음양의 조화다. 양인 남과 음인 여가 혼인하여 하나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음양의 이치로 온우주와 온천지 대양 대륙 대기가 생겼다. 모든 무기물 및 유기물과 함께 생명체도 생겼다. 음양의 조화는 단지 화학 만의 영역이 아니다. 유니버설 코스모스 사이언스의 베이직이자 에센스다.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 명징(明澄)하며 명징(明徵)한 진리에 입이 다물어진다. 뚝!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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