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거북을 아시나요? 열대나 아열대 바다에 주로 서식하는 푸른바다거북은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봄이나 여름철에 제주도 연안에서 종종 발견됐습니다. 올해는 푸른바다거북이 남해는 물론 동해에서도 포착됐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이 원인입니다. 부산·경남은 물론 독도 해역도 점차 열대·아열대 어종에 점령되는 현실을 뉴스레터 ‘뭐라노’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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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발견된 귀한 손님, 푸른바다거북. 국립공원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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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남 신안군 홍도. 수심 12m 해역의 생태를 조사하던 국립공원공단 연구원이 푸른바다거북을 발견해 최초로 촬영한 영상입니다. 십장생 중 하나인 푸른바다거북의 수명은 야생에서 80년 이상. 성체가 되면 최대 2m에 몸무게는 200kg에 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푸른바다거북은 동남아시아에서 일본을 거쳐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가을이 시작된 올해 10월 17일에는 푸른바다거북 사체가 동해인 경북 포항 월포해수욕장 해변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양두하 국립공원공단 해양연구센터장]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푸른바다거북은 해수 온도가 높은 제주도에서 종종 발견됐습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송재영 국립공원공단 연구기획부 부장]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서 해수 온도가 점점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푸른바다거북의 서식지가 제주도에서 남해쪽으로 확장되는 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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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공단이 제공한 영상 속 아열대 생물들. 오찬영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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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이 촬영한 영상에서는 수온 상승을 알려주는 다른 생물들도 많습니다. 제주도 연안에서 자주 보이던 되던 쏠배감펭은 요즘 거문도까지 북상했습니다. 철갑둥어라는 노란 물고기 역시 제주도에서 신안 홍도 앞바다까지 서식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홍도 바다 속에서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관목나무돌산호는 제주도에서 남해안으로 서식지를 넓힌 지 오래입니다. 십자가 모양을 띈 십자긴수지맨드라미와 멸종위기 1급인 나팔고둥이 빨강불가사리를 잡아먹는 장면도 남해안에서 포착됐습니다.
2016년에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과 경남 거제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열대어종인 투라치가 발견된 적도 있습니다. 2017년 경북 영덕에서 고래상어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2018년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의 ‘자산어보’ 집필 200주년을 기념해 흑산도 바다에 사는 물고기를 조사했더니 자산어보에 기록되지 않은 종이 26종이나 됐습니다. 이중 당멸치나 일지말락쏠치 샛돔 독가시치 바리밴댕이 등 16종은 열대나 아열대 어종이었습니다.
동해도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독도 해역에서도 아열대성 어류인 ‘자리돔’의 개체수가 급증했습니다. ‘자리돔’은 과거에 따뜻한 제주 바다에서만 볼 수 있었던 어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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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윤석현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이학박사. 오찬영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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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 “우리나라 수온 상승률이 60년간 1.27도로 세계 평균 2~3배에 해당하는 굉장히 빠른 변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푸른 바다거북도 그렇고, 아열대성 생물인 고래상어가 출현한 적도 있었고요. 불과 몇 년 사이에 (수온이) 1~2도씩 오르는 거는 기본적으로 자연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인간의 체온이 37.5도가 되면 감기 초기 증상이 발생하죠. 38.5도가 되면 병원을 가야 되겠죠. 39.5도면 응급실을 가야 되는 거죠. 실제 바다도 똑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수온은 푸른바다거북을 멸종위기종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간과 달리 남녀를 구별하는 X·Y 염색체가 없는 바다거북은 알 주위의 온도가 29도 이하면 수컷, 그 이상이면 암컷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로 많은 바다거북이 암컷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어린 거북의 암컷 비율은 99% 달한다고 추정했습니다.
[윤석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 “일반인들은 잘 체감을 못하시는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하죠. 기후 변화의 무서움이 그런 것 같습니다. 생태계가 무너지거나 변동되는 시점을 보면 급격하게 무너지고 변동이 되거든요. 거기에 대한 시그널은 이미 해양 생태계가 충분히 보내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로 푸른바다거북이 한반도 연안에서 발견될 확률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생명체를 볼 수 있게 된 건 분명 신기한 경험입니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입니다. 뭐라노가 전해드렸습니다. 오찬영 PD chxxyxx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