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칙 저버린 안이한 인식” 비판
부산의 한 택시업체가 7년 동안 도급택시를 운영하다 적발돼 감차 처분됐다. 등록 기사가 아닌 제3자에게 택시를 내줘 운행하고 부정하게 수익을 올리는 도급택시는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부산시가 이 같은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선언한 이래 처음 적발된 사례인데 면허취소가 아닌 감차에 그쳐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는 택시운수 업체인 A 사를 대상으로 택시 5대 감차 처분을 통보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A 사 택시 136대 중 46대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도급택시를 운영했다는 공익 신고에 따른 조처다. 신고부터 실제 처분까지 1년 6개월가량 소요됐다.
앞서 시는 2019년 10월 도급택시를 운영하다 적발된 3개 업체의 택시 15대를 감차 처분했다. 이는 부산에서 도급택시를 운영하다 적발돼 행정 처분까지 내려진 첫 사례다. 시는 당시 택시 업계가 도급택시를 근절하겠다며 자정 선언한 점 등을 참작해 면허취소가 아닌 감차 처분하며, 향후 도급택시 재적발 시 두 번의 관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선언이 이뤄진 후 처음으로 도급택시 운영이 적발된 A 사에 대해서도 면허취소가 아닌 감차 처분이 이뤄지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가 내세우는 감경 사유는 A 사가 초범인 데다, 조사 결과 ‘자정 결의’가 이뤄진 2019년 10월 이후 위반 사항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초 A 사가 부산시와 전국택시운수노조로부터 두 차례 ‘모범 경영’ 표창을 받은 점도 감경 사유다. 하지만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은 도급택시 등 ‘택시를 소속 택시 운수종사자가 아닌 사람에게 제공한 경우’에 대해 최초 적발에도 사업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특히 지난해 초 A 사에 주어진 우수 표창은 직전 연도인 2019년이 수상 실적 평가 기간에 포함된다. 그런데 시 조사에 따르면 2019년에도 A 사는 ‘관행’ 등을 빌미로 관련법이 금지하는 도급택시 등을 운영했다.
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번 처분은 도급택시 근절에 대한 시의 안일한 인식을 보여준다”며 “시는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업계 눈치를 봐가며 택시 감차 사업을 진행한다. 법이 규정하는 대로 면허취소하면 자연스레 감차 문제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는데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부산에서 면허를 득한 택시의 수는 2만2451대로 적정 대수(1만9823대) 대비 19.1% 공급 과잉 상태다. 시는 최근 5년간 택시 830대를 감차했고, 내년에도 56억 원을 들여 200대 감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택시 업계의 사정 악화 등 요인을 폭넓게 고려했다”며 “점진적 감차와 면허취소에 따른 일괄적 감차는 다른 문제다. 면허취소는 업체에 주는 충격이 크다”고 해명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