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 “선거 의식 행보” 비판
- 차기정부용 로드맵 필요 지적도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26일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차기 정부 과제로 넘기는 듯한 발언(국제신문 27일자 4면 보도)을 하면서 지역 내 반발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껍데기뿐인 균형발전’ ‘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불만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7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문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대해 ‘껍데기뿐인 균형발전’이라고 표현하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14일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메가시티 관련 보고를 할 때도 문 정부의 의지를 의심했지만 현실화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박 시장은 “당시 비공개 토론회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이 ‘3개 기관 외에는 이전이 어렵다’는 말을 하는 등 정권 말기로 갈수록 중앙부처의 힘이 갈수록 세지는데 정부의 의지가 적으니 공공기관 이전은 쉽지 않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지방은 수도권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어 균형발전을 서둘러야 하는데 아예 회피를 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결단하면 노무현 정부에 이어 균형발전에 대해 굉장히 신경 쓰는 정부로 기억될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결국 이렇게 하면 차기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희망고문할 것이 아니라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이전을 담당하는 시 디지털경제혁신실 이준승 실장은 “정부의 정책 결정이어서 강제할 방법은 없지만 금융 해양 분야 기관 이전을 위한 준비작업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분권전국회의 박재율 공동대표도 당장 어느 기관을 어디로 보낼지 정하지는 않더라도 이전 공공기관은 문 정부 내에서 확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 청와대 앞에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촉구한 박 대표는 “정부 초기에 공공기관 이전을 서둘러야 했는데 정권 말기가 되니까 선거를 의식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당장 금융 분야 공공기관 이전에 부산과 전북 등이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을 이전해야 하는 중앙의 반발은 물론 지역 갈등까지 야기될 위험을 감수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번 정부에서 이전할 공공기관을 확정만 해줘도 여야 대선주자에게 요구해 대선공약으로 만들 수 있는데 결정조차 하지 않아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부산경실련도 차기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전 공공기관을 확정하는 정도는 가능하다며 문 대통령 임기 내 이전 공공기관 확정을 요구했다. 도한영 사무처장은 “현행법상 이전 공공기관은 혁신도시로 지정된 곳에만 갈 수 있는데 추가 지정은 어렵기 때문에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지난해 청와대에 보고한 기관 중 차기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라도 이전 기관을 못박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