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37> 연소와 산소 : 두 얼굴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1-11-01 19:05:19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연소(燃燒)는 무얼까? 정답은 화학혁명으로 이어졌다. 혁명 전엔 어느 물질에 있는 플로지스톤이란 성분이 타서 공기로 빠져 나가는 게 연소였다. 혁명 이후 견고했던 패러다임은 와장창 깨지고 말았다. 어느 물질로 공기 중의 산소(酸素)가 들어오는 게 연소가 되었다. 급격한 산화(酸化) 작용이 연소다. 이 패러다임 전환의 장본인이 현대화학의 아버지인 라부아지에(Antoine Lavoisier 1743~1794)다. 하지만 그는 산소(Oxygen)라는 단어를 잘못 지은 듯하다. 그리스어로 옥시스(oxys), 즉 신 맛 나는 산(酸)을 만드는 게 산소(Oxygen)다. 그런데 수소이온 농도인 pH(percentage of Hydrogen) 값이 7보다 낮으면 산이니 수소가 산을 만든다. 그렇다면 산소를 달리 뭐라 이름짓는 게 좋을까? 중국에선 기운을 불어 넣는다는 뜻에서 양기(氧氣)라 하던데…

   
산화 연소 시키는 두 얼굴의 산소
바로 전 536회 글에서와 같이 원자번호 6번인 탄소의 최외각 전자 4개는 4개의 손이 된다. 그래서 다른 원자들과 손잡는 힘이 강해 수많은 분자들이 된다. 결합력과 확장성이 뛰어난 탄소다. 이에 비해 원자번호 8번인 산소의 최외각 전자 6개는 6마리 불안한 늑대들이다. 2마리가 더 와야 안정된 8마리 한 가족을 이룬다. 그래서 산소 원자는 전자 2개를 얻으려고 여기저기 설치고 다닌다. 친화력과 활동성이 뛰어난 산소다. 산소같은 사람이 그렇다. 수소한테 붙어 물(H₂O)이 되어 대양을, 탄소한테 붙어 이산화탄소(CO₂)가 되어 대기를, 규소한테 붙어 이산화규소(SiO₂)가 되어 대륙을, 수소-탄소에 붙어 포도당과 지질을, 수소-탄소-질소에 붙어 아미노산을, 수소-탄소-질소-인에 붙어 핵산을 이룬다. 그러니 천지와 생명, 즉 천지생(天地生)을 만드는 게 산소다.

이렇게 달라 붙는 힘이 가장 강한 원소인 산소는 삶의 원천이다. 외호흡을 통해 허파로 들어온 산소는 피를 통해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속으로 들어온 영양분을 연소시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생명체가 힘을 내며 살아가는 이러한 세포호흡 작동 원리는 산소로 인한 산화, 즉 연소 작용 덕분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는 죽어가는 작동 원리이기도 하다. 그 죽음의 길을 늦출 순 있어도 막을 순 없다. 바로 유해산소인 활성산소의 문제다.

   
활성산소는 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이므로 유익할 수도 있다. 유독성 항암제는 활성산소로 정상세포를 죽이면서까지 암세포를 죽인다. 그토록 강력한 활성산소는 산소-수소 결합에서 산소 쪽에 전자 하나가 더 있다(·OH). 외로워 미쳐 죽을 지경인 녀석이다. 그래서 다른 멀쩡한 정상세포들 속 원자들에서 전자 하나를 뺏어와 짝을 채우려 동네방네 설치고 다닌다. 전자 하나를 빼앗겨 산화된 원자는 더 이상 정상이 아니다. 항(抗)산화를 많이 못해, 즉 전자를 빼앗겨 비정상 원자를 많이 가진 미토콘드리아는 시들해진다. 노화와 만병의 근원이다. 죽음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정반대 삶의 길로 가면 산소가 영양분을 온전히 연소시켜 물이 된다. 그 덕에 살아간다. 그러니 산소를 활소(活素)라 부르면 어떨까? 살게-죽게 만드는 두 얼굴의 활소다. 산소라 명명한 라부아지에가 찬성하려나? 그렇다면 산소의 원소기호는 O보다 D가 낫겠다. 활력산소이면서 활성산소인 활소(Dynamic element)이기에….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3. 3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6. 6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7. 7[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8. 8[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9. 9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10. 10[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3. 3[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4. 4'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5. 5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6. 6'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7. 7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0. 10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4. 4"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5. 5"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6. 6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7. 7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SK지주 최태원 지분율 3% 하락…최 회장 재산분할 자금 충당
  10. 10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3. 3[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4. 4“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5. 5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6. 6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7. 7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8. 8"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9. 9“차량 흔들린다” 술 취해 소화기로 버스기사 폭행한 60대
  10. 10ADHD 치료제 처방 2년 새 38% 급증…“공부 잘하는 약 없어”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3. 3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4. 4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5. 5[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6. 6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7. 7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8. 8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9. 9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10. 10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