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건설의 첫 단계인 사전타당성조사(사타)가 용역 기간의 절반을 넘겨 중간보고회를 열었지만 초기 논의에서 한 발도 나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사회에서는 정부와 여당의 가덕신공항 추진 열기가 식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열린 사타 중간보고회에서 ‘24시간 운영 공항’ 건립이라는 선언적 의미 외에는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중간보고회에 참석한 시 관계자와 지역 전문가와의 정보 공유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3일 중간보고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아무 것도 결정난 게 없는데 보안유지 하라면서 자료 다 뺏어갔다. 크고 훌륭한 공항을 짓는다는 생각보다는 결국 그저그런 공항을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제대로 결론낸 게 없으니 중간보고회를 공개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통상 중간보고회에서 최소 50% 이상의 사업 윤곽이 드러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보고회에서는 활주로를 1본으로 할 지, 2본으로 할 지 여부와 공항 활주로 방향, 해상 매립 비율 등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된 것이 없었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용역치고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종 보고회가 내년 3월인 점을 감안하면 지역이 원하는 제대로 된 관문공항의 그림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용역을 수행한 한국항공대와 유신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이날 보고회에서 활주로 부지와 위치, 2060년 기준 항공물류 수요 예측, 연약지반 문제 등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공항 활주로를 어디에 놓느냐는 부분에서는 5, 6개 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의견인 연대봉과 국수봉을 절취해 해상 매립 비율을 43%로 낮추는 안은 물론, 바다와 접하지 않고 가덕도 육상에 건립하는 방법과 해상공항을 만드는 안 등은 모두 ‘검토 중’이었다. 활주로 방향도 시의 제시안(북쪽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110도와 290도를 잇는 활주로)과 조금씩 각도를 꺾어 최적의 대안을 찾는 중이었다.
2060년 항공물류 수요는 지역 학계에서 검토된 300만 t에 턱없이 부족한 50만 t 수준으로 검토됐다. 용역사는 가덕신공항을 도서지역 공항 수준으로 보고 전환 수요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그동안 제기된 연약지반 문제는 조사를 통해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항공과 항만, 철도가 합쳐지는 트라이포트라는 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추후 유발수요 등에 대해서는 용역사가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상일 국토부 가덕신공항건립추진단장은 “구체적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은 알고 있지만 탄탄한 결과 도출을 위한 과정으로 알아달라”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