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38> 질소와 생소 ; 적절한 낱말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1-11-08 18:49:07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다음 중 인간이 살도록 만든 획기적 기술은? ①전자제품 기술 ②교통수단 기술 ③비료생산 기술 ④생명과학 기술 ⑤메타버스 기술. ①②④⑤번은 없어도 산다. 그러나 식량이 없으면 당장 죽는다. 정답은 ③번이다. 실제로 20세기초 하버·보슈 공법으로 만든 비료는 지구 가용(可容) 인구 30억 명을 넘어 너무 과할 정도로 70억 명 이상이나 먹고 살 수 있게 했다. 질소 가용(可用)을 통한 비료생산 기술은 인류역사상 가장 획기적 과학기술이었다.

도대체 질소가 뭐길래?

   
죽게 하는 窒소보다 살게하는 生소
질소는 영어의 뜻과 한자의 뜻이 같지 않다. 영어로 니트로젠(Nitrogen)인 질소는 칠레에 많은 초석(Nitre)이 만드는(gen) 것이라는 뜻이다. 질소 원소기호가 N인 이유다. 한자로 질소(窒素)는 막히게 하는 원소라는 뜻이다. 우다가와(宇田川榕菴 1798~1846)라는 일본의 난학자가 만든 단어다. 실험관 공기를 태워 산소가 없고 질소만 있는 곳에 놓인 쥐는 죽는다. 그래서 죽이는 살소(殺素)인 질소다. 질소의 질(窒)과 똑같은 한자를 쓰는 단어가 숨막히게 하는 질식(窒息), 막히고 막힌 질색(窒塞)이다. 질색인 사람과 같이 있으면 숨막혀 질식할 수 있다. 질소가 그리 질식시키는 원소일까? 산소가 없어 숨이 막히지 질소가 있어 숨이 막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질소는 적절한 낱말이 아니다. 뭐라 불러야 알맞을까? 중국에선 담기(氮氣)라 하던데…

H₂O에서 알 수 있듯이 물은 수소와 산소의 화합물이다. 그런데 질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공기는 화학식이 없다. 공기는 질소와 산소의 화합물이 아니라 혼합물이기 때문이다. 공기 중 산소분자(O₂)와 질소분자(N₂)는 따로 논다. ‘케미’가 맞지 않아서다. 아무리 친화력과 활동성 좋은 산소라지만 질소한테는 바늘 뚫고 들어갈 작은 구멍조차 없다. 호흡을 통해 몸 안에 들어온 산소는 세포호흡에 쓰이지만 질소는 그냥 왔다 빠져 나간다. 공기의 약 80%나 되지만 정상 압력과 온도에서 생명체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무색 무미 무취 무해한 기체인 질소다. 과자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봉지에 산소를 빼서 질소만 넣는 이유다.

질소는 왜 그럴까? 역시 최외각 전자로 설명된다. 원자번호 7번인 질소의 최외각 전자는 5개다. 그래서 질소 원자끼리 일중결합(N-­N)이나 이중결합(N=N)이 아니라 삼중결합(N≡N)을 이룬다. 다음 세 가지로 강력한 결합이 풀려야 질소화합물이 되어 질소가 고정되며 질소를 쓸 수 있다. ①번개가 치면 질소는 물에 녹아 암모늄염(NH₄+)이 된다. ②콩과식물의 뿌리혹세균은 질소를 질산염(NO₃-)으로 바꾼다. ③하버(Fritz Haber 1868~1934)가 했듯이 공기 중 질소로 암모니아(NH₃)를 합성한다. 그는 무에서 유를 만든 듯한 창조적 발명으로 1차대전 중에 탄약과 생화학무기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1918년 노벨 화학상을 받는다.

스웨덴 아카데미는 그의 업적을 이렇게 평가했다. “공기로 빵을 만들었다!”

   
질소는 하늘과 땅을 위아래 좌우로 돌다 세포로 들어와 질소동화작용을 통해 아미노산을 합성하고 단백질 핵산 효소를 만든다. 이처럼 생명(Life)의 바탕인 질소를 생소(生素)라 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원소기호는 L이 좋겠다. 하지만 생태계 교란으로 질소 순환이 온전히 안된다면? 생소인 질소는 생명을 질식시키는 질소가 된다. 큰 일이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6. 6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7. 7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8. 8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9. 9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10. 10軍 “MDL 이남서 정상 작전 중 北 지뢰로 장병 부상 최종판단”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5. 5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0. 10‘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2. 2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