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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42> 김해 진례 도자기마을

분청자기 축제로 도자기 고장 우뚝…‘도예촌’으로 제2 도약 꿈꿔

  •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  |   입력 : 2021-11-14 19:16:33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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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기 제조장 여러 곳 있던 지역
- 70년대 분청도자기 생산 시작
- 김해시 공방 절반이 자리 잡아

- 1996년 첫 ‘도자기축제’ 계기
- 연 수익 30~40% 올려 호황
- 10년째 추진 중인 ‘도예촌 사업’
- 위상 높이고 도예인 삶 향상 기대
- 규제 등 난관 많아 결과 주목

도예는 유약의 성분과 가마 속에서 춤추는 불의 조화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작품으로 탄생해 ‘요변(窯變) 예술’이라고 불린다.
   
경남 김해시 진례면에서 도예인들이 운영하는 공방이 모여있는 공방거리. 박동필 기자
전통가마에서 1차 초벌구이에 이어 유약을 바르고 다시 구워내는 지난한 작업이 끝난 뒤에야 땀의 결정체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도예를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래서다.

분청자기의 고장인 경남 김해시는 백자의 이천과 청자의 강진과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도예 도시다. 그 중에서 진례면은 도자기 마을로 불린다. 시 전체 100여 곳의 공방 가운데 절반인 45곳이 송정리 시례리 청천리 등에 흩어져 있다. 특정지역에 가장 많은 공방이 모여 있다.

진례면은 옹기로 시작해 70년부터 본격적으로 예술도자기 시대를 열었다. 도자기 분야 경남도 최고 명인 6명 가운데 3명이 진례에 있다. 분청도자기축제도 이곳에서 열려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는 도자기마을의 유래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짚어본다.

■70년대 도자기 싹을 틔우다

   
진례에서 도자기 제작이 번성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960년대까지 된장이나 김장을 담는 옹기 제조장이 여러 곳에 있었다. 면사무소 부근에 옹기골(점골)이란 지명이 있어 조선시대 이전으로 추정된다. 상업화의 길로 접어든 것은 1970년대 초다.

산청에서 이주한 두산도예 강효진(70) 도예인은 “당시 제일교포인 김춘식(작고) 씨가 진례에 자리를 잡고 옹기 장인들을 불러모아 현대식 공장인 분청도자기소를 만든 게 진례가 도자기 마을로 자리잡는데 일조했다”며 “생산품은 전량 일본으로 수출됐다. 사람들은 도자기가 ‘돈’이 될수 있다는 사실에 눈을 떴다”고 전했다.

이어 인근 장유계곡에 일본인 도예가가 공방을 차라고 분청자기와 생활자기를 생산, 역시 일본으로 수출했다. 비슷한 시기에 이희갑(작고) 도예인이 진례에서 공방을 열면서 내국인이 공방을 차리는 시대를 열었다.

일본 수출 도자기를 빚으며 월급쟁이로 일해온 옹기 장인이 생활자기 제조에 눈을 떴다. 진례에 도예 인재가 몰려든 것도 이즈음이다. 부근에 남해고속도로와 부산, 경남 창원이라는 대도시 시장이 인접한 것도 이점이었다.

■진례, 도자기 고장으로 우뚝서다

   
김해 도자기를 전시 홍보하는 김해 분청도자박물관.
진례는 분청도자기 축제 개최를 계기로 전성기를 맞게 된다.

길천도예 이한길(58) 도예인은 “진례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른 이후 도약기를 맞게 된다”며 “이어 김해 도자기를 알리자는 도예인들의 의지를 모아 1996년 제1회 분청도자기 축제를 열면서 진례는 김해 도자기의 심장부가 된다”고 말했다. 축제 개최로 도자기 구매가 늘면서 도예인들은 연간 수익의 30~40%를 올릴 수 있었다. 축제를 계기로 주변 대도시 식당이나 그릇점 등에서 직접 공방을 찾아 2차 구매로 이어지며 전성시대를 열었다.

2010년까지 도예인은 밀려드는 주문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를 맞게 된다. 경남도 최고장인(경남도 명장)은 경남 전체에 6명인데 김해에 3명이 있다. 운당도예 김용득(64), 김해요 박용수(63),길천도예 이한길(58) 도예인이 그들이다.

강효진 도예인은 10여 년 전부터 가야토기를 재현하는 김해시 가야토기 재현작가로 지정됐다. 기마인물상 등 20여 종을 재현해 가야시대 도예의 맥을 잇는다. 그의 형제 4남2녀 중 5남매가 도예인이다. 강 도예인의 아들 2명도 도예인의 길을 걷고 있다. 우수 공방을 지정하는 정부의 ‘100년 소공인’에도 10여 명이 있다.

■도예촌 조성으로 국내 손꼽히는 도자기 고장으로 도약

도예인들은 김해시가 추진 중인 도예촌이 한시바삐 조성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10여 년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진례면 김해클레이아크박물관 부근에 조성될 예정이었다.

주변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직접 도예를 체험하는 것과 함께 대단위 축제를 열어 많은 관광객이 이 곳을 찾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추진 대상지역에 대한 정부 규제에 이어 사업 주최인 LH공사가 직원 투기 문제로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강효진 도예인은 “그동안 도예인은 변변한 도예 축제 장소가 없어 논바닥에서 행사를 하기도 했다”며 “진례지역에 도예촌이 들어서면 우리 시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일 수 있고 도예인도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도예인 중 몇몇은 도예촌 조성사업이 늦춰지면서 인근 밀양 등지로 작업실 등의 기반을 옮기기도 했다. 한편 김해시도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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