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옆구리 꼬집은 사실 인정해 수사
- 재작년 피해 3만45건… 매년 늘어
- 잊을 만하면 전국서 사건 재발
- 전문가 “관련 예방책 아직 부족”
잊을 만하면 터지는 아동 학대 사건이 매년 증가 추세다. 최근 부산에서도 아동 학대 관련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해 법 강화 등이 이뤄지지만,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부산경찰청과 해운대구는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해운대구 A 어린이집 교사를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과 구에 따르면 지난 9일 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B 군이 옆구리 쪽에 멍이 든 채로 귀가했다. B 군의 부모가 옷을 갈아입히는 과정에서 상처를 발견했고 어린이집에 찾아가 CCTV를 확인한 뒤 곧바로 경찰에 아동 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이 어린이집 원장은 “교사가 B 군을 꼬집은 행위를 인정했고, 저는 B 군의 부모와 다른 학부모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5월 해운대구 또 다른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를 학대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했다. 구에 따르면 학부모가 어린이집을 찾아가 CCTV를 확인한 결과 아이를 끌고 가는 등 거칠게 다루는 모습이 확인됐다. 지난 7월 학대로 의심되는 정황이 다시 발견됐고, 어린이집 원장은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아동 학대 피해 사례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학대피해아동 보호 건수는 3만45건으로 집계됐다. 2018년 2만4604건, 2017년 2만2367건 등으로 해마다 아동 학대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 접수된 사례다. 경찰 등 타 기관에 접수된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사례를 들면서 아직 국내 아동 학대 예방책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의대 권승(사회복지학전공) 교수는 “미국에서는 아동보호기관의 명칭을 학대방지기관으로 바꿀 정도로 아동 학대에 관한 관심이 높다. 아동 학대와 관련해 여러 차례 법 강화가 진행됐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다만 보육기관 내 CCTV 설치 등은 교사의 인권 문제가 결부된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경찰청도 증가 추세인 아동 학대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보조 인력을 확충하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 가정 내 아동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부산시 아동보호종합센터, 자치경찰위원회, 부산대·신라대 교수 등과 협업해 ‘아이사랑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아동 학대로 신고된 가해 부모 중 희망자를 선정해 5주간 시 아동보호종합센터가 아동학대 인식개선과 행동적 양육기술훈련 등을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