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공의료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부산의료원의 운영 경비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으로 파악돼 부산시의 보건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계적 일상 회복은 물론 추후 늘어날 공공의료 인프라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운영 경비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시는 올해 부산의료원의 경상보조금 예산을 25억 원으로 확정했다. 경상보조금은 의료급여 환자나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를 치료하는 데 따른 손실분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매년 일반적으로 지원하는 예산(5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 지난달 아예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가 지역 의료계의 여론을 의식해 최근에서야 결정한 예산 규모다.
지역 공공의료 정책을 총괄하는 시 조봉수 시민건강국장은 “부산의료원의 경영 수지가 흑자를 기록해 내년 경상보조금 예산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가 다시 25억 원을 책정했다”며 “부산의료원이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지원 예산액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의료 지원을 강화하느라 소외계층을 위한 공적 의료 기능을 수행하지 않았으므로 경상보조금을 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지역 시민단체와 의료계는 시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했다. 경상보조금은 부산의료원 운영의 토대가 되는 지원 예산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위드 코로나 상황으로 접어들면서 앞으로 공공의료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예산은 필요하다는 게 복지단체와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은 “서부산의료원과 침례병원 등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 및 강화가 시의 정책 기조”라며 “시는 특수한 상황을 살피지 않고 공공의료의 인프라 확대에만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과 달리 서울 대구 인천 등은 공공의료 시설 예산을 확충하는 모양새다. 대구는 올해 집행한 경상보조금과 비교해 세 배 늘린 예산(60억 원)을 내년에 지급할 방침이다. 김창훈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대하려는 정책에 맞춰 부산의료원이 지역 공공의료 시스템의 기준이 되는 등 새로운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시가 코로나19 등 특수 상황에 필요한 공공의료 체계 개선과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과의 관계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의회도 우려를 표명했다. 시가 공공의료를 철저하게 비용 개념으로 접근한다고 비판했다. 시의회 정종민 의원은 “코로나19를 경험하며 공공의료가 중요함을 인식했다. 부산의료원 경상보조금 정상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최근 3년간 부산의료원 경상보조금 지원내역 |
2019년 |
2020년 |
2021년 |
50억 원 |
111억 원 |
50억 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