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걷기의 시대가 도래했다. 2019년 한해 유명한 스페인의 순례자 길을 한국인 63만 명이 걸었다고 한다. 아시아인 가운데 90%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현지 숙소도 생겼다. 우리 땅에도 제주 올레길과 부산 갈맷길의 인기가 높다.
사람들은 왜 걷기에 열광할까. 익스트림 스포츠에 비해 심심하다는 편견도 잠시. ‘덕후’가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고 한다. 종주에 성공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카타르시스라는 달콤한 선물 때문은 아닐까. 여세를 몰아 경남 김해에도 친환경 생태길인 13.5㎞의 장유누리길이 생긴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국제신문 주최로 첫 걷기축제가 열렸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모처럼 열린 행사에는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집계 결과 참가자의 60%는 김해시민, 30%는 부산시민, 10%는 창원 대구 서울 등지에서 왔다. 40%가 외지인이었다.
코로나가 걷히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기대 이상의 관광객이 찾을 것을 예고한다. 국제신문이 걷기 행사를 구상한 것도 이런 이유다. 최근 누리길이 있는 김해 율하 대청천 카페·식당 거리에서는 폐업하는 가게가 잇따른다. 상인들이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셈이다. 장유누리길이 걷기 명소로 알려져 관광객이 늘어나면 지역상인을 살리는 것은 물론, 장유예술촌과 김해공방마을을 아우르는 ‘장유 몽마르트르’에서 활동하는 화가와 공방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김해시는 장유누리길을 해반천~서낙동강길과 합치고 낙동강을 따라 봉하마을까지 연결해 100㎞의 탐방로를 조성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수로왕과 허왕후의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 ‘가야왕도길’이다. 거미줄처럼 이어진 길을 걸으면 세계 최대 고인돌, 수로왕·허왕후릉, 대성동고분박물관 등을 만날 수 있다. 걷기를 통해 힐링 체험 숙박이 패키지가 되는 최상의 관광상품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수로왕릉~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연결하는 ‘왕의 길’ 걷기대회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아시아인의 축제인 아시아걷기총회(ATC) 김해대회가 열리지 말란 법이 없다.
메가시티사회부 부국장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