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계 “파급력 커 공정성 훼손”
- 市 “규정 문제 없지만 추후 검토”
부산시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회 위원장인 미술계 인사가 임기 중 문화재단 고위직 간부로 이직하면서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술계 일각에선 심의위원의 소수·정예화를 통해 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인다는 애초 취지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25일 부산시와 지역 문화계의 말을 종합하면 제 14기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미술계 인사 A 씨가 지난 9월부터 부산문화재단 본부장(1급)으로 재직 중이다. 직위는 공모제, 기본 2년이 보장되는 임기제다.
문제는 부산문화재단의 주요 업무가 예술인 지원 사업 등 지역 문화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점이다.
지역미술계 한 관계자는 “부산시가 심의 공정성을 내세우며 미술관계 단체장의 당연직 위원조차 거부했는데, 심의위원장이 문화재단 고위직으로 이직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예술인 입장에서는 문화재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A 씨가 문화재단에서 맡은 업무가 미술작품 심의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임기는 지난 2월 8일부터 내년 2월 7일까지다. 위원회는 당연직 위원 2명(시 문화예술과장, 건축정책과장)과 시의원 1명을 합쳐 미술 건축 등 분야 총 19명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시는 추천제를 통해 50인 풀제로 심의위원회를 운영해오다, 미술작품 심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모를 진행했다.
A 씨는 “위원장은 회의 진행만 할 뿐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이다. 부산시가 위원회 운영제도를 바꾼 이후로 심의 통과율이 기존 80%에서 40% 정도로 낮아졌다. 그만큼 심사 기준이 엄격하고 깐깐해진 것인데, 여기에 반발하는 자격 미달의 일부 작가들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심의위원회 위원장과 부산문화재단 본부장직 겸임은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외부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현 위원회의 임기 종료 후 내부적인 논의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는 총면적 1만㎡ 이상의 규모로 신·증축하는 건축물에 대해 건축비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하거나 문화예술진흥기금에 출연하도록 하는 제도다.
장호정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