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수업의 한계 체감
- 학생 "집중 못해 딴청" 토로
- 교사 "기존 격차 연장선일 뿐
- 수학 등 원반수업 돌아간 탓"
- "사교육 의존 더 늘어" 한목소리
# 교육주체 격차 해소 방안은
- 교육당국은 특화프로그램 강조
- 교사 "하위권 처방 위주" 회의적
- 자기주도학습 공감… 방법 몰라
- 학생도 서·논술형 평가 불만 커
부산교육정책연구소의 ‘코로나시대 교육격차 양상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확인된 코로나19 기간 학력 저하와 양극화 현상에 대해 일선 학교 교사와 학생의 입장은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주로 계속 있어왔던 교육 격차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반면 학생들은 온라인수업으로 격차가 발생했다고 봤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교육 격차 해소 방안 역시 상이하다.
■상반된 분석
‘코로나시대 교육 격차 양상에 관한 연구’팀이 부산지역 3개 중학교의 교장과 교사, 학생 등 57명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한 결과, 지난 2년간 일어난 교육 격차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주로 교장과 다수의 학생은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교육 격차가 발생했다”고 본다. 이에 반해 교사들은 “이 시기 교육격차는 기존 교육 격차가 이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면담에 참여한 한 교사는 “교육 격차는 항상 있어왔다. 수학은 수준별 학습을 해왔는데 몇 년 전부터 못하게 되고 원반수업으로 돌아가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말했다.
학업능력을 비롯한 자기주도학습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영향력은 면담 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기존 학업능력이 좋은 학생들은 변화된 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반면, 평소 학업능력이나 동기가 부족한 아이들은 온라인학업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하위권은 온라인수업으로는 평소 부족했던 과목을 따라가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면담에 참여한 한 학생은 “과학을 어려워했는데 온라인으로 하다 보니 선생님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어렵고 더 잘 주목되기 때문에 질문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자기주도학습이 떨어지는 학생은 ‘본인은 물론 주변 친구들도 온라인수업을 어려워하고 학습 결과도 좋지 않았다’며 온라인수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집중력 저하’를 꼽았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다 보니 중간에 게임이나 다른 영상을 보기 쉽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부모가 직간접적으로 얼마나 온라인수업 과정을 챙기고 지원하느냐에 따라 교육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면담에 참여한 한 교사는 “교사가 온라인으로 학생을 챙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집에서 혼자 방치돼 있는 것보다 부모가 온라인수업 전후 과정을 잘 챙기면 학습 효과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 기간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게 모든 교육 주체의 공통된 목소리다. 영어와 수학 담당 교사는 “코로나에 따른 온라인수업의 장기화는 사교육 효과를 높여 교육 격차를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학생들 역시 “대면수업으로 이뤄지는 학원수업으로 학교 학습 공백을 메우고 있다.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특화프로그램 세밀화 필요
교육주체들이 꼽는 교육 격차 해소 방안은 시각에 따라 달랐다. 기존 격차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교사들은 새로운 정책 수립에는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코로나19 속 격차 해소를 위해 마련된 특화프로그램의 실효성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격차 해소 방안이 주로 하위권 학생에 대한 처방 위주이며 낙인효과로 인해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들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 교사는 “기초학력 수업을 해도 아이들이 ‘못하는 애’라는 표시가 나고 소수만 일과 후 남는 것 자체를 꺼리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자료를 줘도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력 저하 원인이 온라인수업에 있기 때문에 ‘대면 수업 정상화’로 충분히 해결될 것이라고 봤다.
보고서는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기존 교육정책 추진의 속도 조절, 학력 격차 해소 프로그램의 세밀화 및 현장 중심화, 자기주도학습의 실체화 등을 제시했다. 최근 확대된 서·논술형 평가 등 교육당국이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점에 교사와 학생 모두 불만이 많았다. 대구교대 장인철 교수는 “여러 가지로 복잡한 상황에서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각종 제도와 지원은 학교와 교육 주체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 역시 중요성에는 모두 공감하나 의미나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반응이 많았다. 제도나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세밀하게, 현장 중심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