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학습 공백과 교육격차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는 가운데 코로나 기간 부산지역 중학생의 주요 과목 학력 저하와 양극화 현상이 현실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개학에 앞서 원격 수업 테스트 중인 한 중학교 교실. 연합뉴스
이 같은 내용은 28일 부산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가 최근 개최한 부산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에 제출한 ‘코로나시대 교육격차 양상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교육정책연구소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부산 학생의 다양한 변화와 성장 과정을 추적 조사하는 부산교육종단연구(BELS)를 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현재 중3 학생 2699명의 2019년(코로나 전)과 2020년(코로나 후) 국어 영어 수학 과목별 학업성취도를 부모학력 부모교육지원 사교육비 자기주도학습 등을 변수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학교 간 비교가 가능한 대규모 학업성취도 자료로, 코로나19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보고서를 보면 국어에서는 학력 저하와 양극화, 영어는 학력 저하, 수학은 양극화 가능성이 각각 확인됐다. 국어는 2019년에 비해 2020년 성취도 결과에서 중위권이 줄고, 상위권과 하위권이 증가하는 양극화 현상과 학력 저하가 동시에 확인됐다. 영어에서는 상위권이 줄고 중위권과 하위권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수학은 중위권이 줄고 상위권과 하위권이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관찰됐다. 보고서는 “영수의 경우 점수 분포에서 상위권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점을 볼 때 성취도 평가의 전반적인 난도가 낮아 상위권에 대한 변별력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학이 편차가 커졌으나 전반적인 학력 저하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상위권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이후 부모의 요소보다 학생의 학업 과정에 참여하는 요소가 학업성취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학업능력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과 자기주도성이 수업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코로나 이후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자기주도학습이 학업성취도에 대한 직접 효과는 거의 없거나 부정적이지만 수업 태도를 통한 간접 효과는 크다”고 설명했다. 결국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좋은 학생이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환경에서도 좋은 수업태도를 보였고 결과적으로 학업성취도가 좋아졌다는 의미다.
사교육비 부문을 보면 일반적으로 사교육이 적은 국어 과목의 사교육 진입 양상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어에서 학력 저하가 발생하자 사교육을 시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사교육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학교교육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대구교대 장인철 교수는 “코로나가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더 큰 학력 저하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며 “학생의 자기주도학습력을 키우고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 학교 적응 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