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모(83) 할머니는 마을건강센터 소속 간호사의 갑작스러운 방문이 반가웠다. 혈당 수치를 측정하며 간호사가 건넨 ‘건강 꾸러미 가방’에는 색칠 공부와 퍼즐 놀이 등이 들어 있었다. 김 할머니는 집에 누군가 찾아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외로움과 우울증을 이겨냈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마을건강센터가 지역의 건강 지표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 단위로 구성된 의료 인력과 마을 활동가가 주민의 의료 복지와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체계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 지역사회 건강통계 자료를 보면, 부산시의 흡연율은 2017년 20.4%에서 매년 감소해 지난해 17.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고위험 음주율, 월간 음주율도 모두 감소했다. 혈압수치 인지율은 59.7%에서 62.9%로 올랐으며, 혈당수치 인지율도 21%에서 27.8%로 상승했다. 전국 시도 중앙값 지표보다 더 나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의 건강지표 개선의 요인은 여러 가지로 꼽을 수 있겠지만, 시가 2016년부터 운영한 마을건강센터가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마을건강센터는 기존 보건소 기능을 동 단위로 확대 개편한 게 특징이다. 간호 인력과 마을 활동가를 연계해 동네 주민이 더욱 손쉽게 의료 복지 혜택을 누리도록 한 게 특징이다.
현재 시에는 전체 205개 동 중에서 71곳이 운영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부산에서 기획해 보건복지부의 국가 공모사업으로 2019년 지정돼 국비를 지원받게 됐다”며 “최근에는 인력 확보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사업 예산이 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올해 29억 원 규모로 운영됐던 이 사업은 내년 26억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마을건강센터 설립은 내년 한 곳이 추가되는 데 그친다.
부산시의회 박민성 의원은 “동네 단위로 촘촘한 의료 복지 체계를 마련한 사업”이라며 “마을건강센터 인프라가 확대되면 더욱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을 덧붙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