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형제복지원 관련 국회 천막농성으로 과거사법을 통과시킨 주역 최승우(53·사진) 씨가 슬픔에 빠졌다. 부친 최유상(74) 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직후 지난 27일 부산진구의 A 병원에서 별세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부친이 병원에서 코로나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고인은 지난해 담낭암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수술 이후 8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던 최 씨는 지난 3월 퇴원했다. 지난달 갑자기 쓰러졌고 다시 A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그리고 이틀 뒤 병원 호스피스 병동으로 이동했다.
별다른 연락이 없었던 병원이 최승우 씨에게 급하게 연락을 한 건 지난 27일 오후 7시 50분. 최 씨는 병원으로부터 아버지가 코로나19 가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해 들었다. 당시 호스피스 병동은 코호트 상태여서 최 씨는 방호복을 입고 아버지를 만났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8시 20분 병원 측이 아버지를 코로나 음성이라고 하더니, 20분 뒤 양성이라고 말을 바꿨다. 잠시 뒤 아버지는 숨을 거뒀다.
장례 과정도 부실했다. 코로나 확진으로 사망하면 우선 화장한 후 장례를 치르는 게 원칙이다. 병원 측이 사망 진단서에 코로나 음성으로 기재하면서 혼란을 빚었다. 급하게 진단서를 코로나 양성으로 바꾸면서 장례를 치렀다. 최 씨는 “두 자식이 형제복지원에 감금됐던 사건으로 인한 죄책감에 시달렸던 아버지가 병원의 관리 미흡으로 마지막까지 편하게 가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최 씨 가족은 모두 형제복지원의 피해자다. 최 씨는 중학교 1학년이던 1982년 하굣길에 파출소에 붙잡힌 뒤 형제복지원으로 강제 이송됐다. 2년 뒤 동생 재우 씨도 형을 찾으려다 형제복지원에 끌려갔다. 부친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형제복지원을 찾아 두 아들을 다시 품 속에 넣을 수 있었지만, 최 씨의 동생은 2009년 트라우마를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 양성자는 코로나 검사를 두 번 하도록 돼 있어 환자 가족이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