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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쉴 틈 없는데…재택치료 의무화 엎친 데 덮쳐

보건소 업무 한계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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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구 71명이 40만명 담당
- 긴급 신설 재택치료팀 3명 뿐
- 환자와 연락·키트 전달 도맡아

- 보건소 인력부족 수년째 제기
- 정부 기준인건비 제도가 발목
- "구청서 인력 파견해주길" 호소

“통화해야 하고 약도 배송해야 하는데 3명으로는 턱 없이 부족합니다.”

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코로나전담의료기관인 온종합병원 코로나 전담 음압병상에서 간호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온종합병원은 지난달 30일 총 25병상의 음압병실을 운영해 2일 현재 9명의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2일 오후 부산 해운대보건소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재택치료에 따른 업무 부담감을 토로했다. 보건소 안은 분주하게 전화를 주고 받는 직원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부산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해운대구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서 건강증진과에 속한 간호직 공무원 11명을 충원했다. 보건정책과 직원 60명을 포함해 모두 71명이 해운대구민 39만7000여 명을 맡고 있는 셈이다.

이 중 코로나 대응이 주 업무인 곳은 보건정책과 내 감염병관리팀과 역학조사팀으로 각각 22명과 21명이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서 하던 코로나 확진자 치료를 재택치료 중심으로 바꾸면서 지난달 초 재택치료팀(3명)을 신설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된 재택치료 의무화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더 커졌다. 재택치료팀은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산소포화측정기와 동거인용 방호복 등으로 구성된 재택치료키트를 제공한다. 집에서 치료 중인 환자의 건강 상태에 문제가 발생하면 환자를 모니터링 하던 협력 병원(한 곳 5명 근무)이 재택치료팀에게 연락한다. 병원으로부터 처방전을 받은 재택치료팀은 약국에서 약을 받아 환자 집 앞에 전달한다. 이날 현재 해운대구 재택치료자가 37명으로 늘면서 이들은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감염병조사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선별진료소 운영 ▷방역 ▷학교 현장 이동 검체반 운영 ▷해외 입국자 관리 등 업무를 맡는데, 최근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가장 인력난이 심한 팀은 역학조사팀이다. 관광지인 해운대구에는 확진자 이동 동선을 확인하려는 협조 요청이 전국 각지에서 쏟아져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다.

2일 코로나19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인 서울 한 병원에서 재택치료 전담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소 근무 인력 부족 현상은 이미 지난해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인력 충원은 쉽지 않다. 행정안전부 기준인건비 지침이 인력 충원의 발목을 잡는다. 이는 정해진 총액 범위 내에서 인력을 더 못쓰게 하는 지침이다. 한 전문가는 “각 지역별 기준인건비를 늘리면서 보건소 정원을 늘려야 하는데, 코로나19가 영원히 지속될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행안부도 늘리는 것에 소극적이다. 보건소 업무량이 늘면 구 직원이 파견하는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응 인력이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데 재택치료 의무화마저 시행돼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 때문에 집에서 치료 중인 확진자들은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는지 불안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택치료 대상자는 “병원이 없다고 사실상 환자를 방치하는 것 아닌가. 갑자기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데 어쩌란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확진자는 “나이가 많아서 앱 사용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데 하루에 두 번 체온 맥박 산소포화도까지 까먹지 않고 기록해야 해서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 체계의 발전이 더딘 상황에서 재택치료를 추진하면 시민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며 “다만, 재택치료 방식이 잘못된 방향은 아니므로 보건소 인력 확충과 의료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건태 김민훈 기자 fastmk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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