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149건… 작년엔 전체 206건
- 법 강화로 피해자 적극 신고 추정
- 경찰, 전담관·지원책 확대 예정
지난 10월 부산에 사는 30대 A 씨는 6개월간 사귀었던 여자친구 B 씨와 헤어졌다. A 씨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B 씨의 집으로 반복적으로 찾아갔다. B 씨가 만남을 거부하자 A 씨는 출근 시간에 찾아가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고, 차에 태워 이동했다. 결국 A 씨는 긴급 체포돼 구속됐다.
최근 부산 지역 스토킹 범죄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그동안 참고 지내던 각종 스토킹 범죄가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이다.
늘어나는 스토킹 신고에 경찰은 스토킹전담경찰관을 충원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부산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지난 7일 스토킹처벌법을 시행한 후 한 달 동안(10월 21일~11월 19일) 부산에 접수된 스토킹 관련 112신고는 모두 149건이라고 밝혔다. 하루 5.32건의 스토킹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이는 지난해 하루 평균 신고건수인 0.56건의 8.5배다. 법이 시행되지 않았던 지난해에는 1년 동안 접수된 112 신고는 206건에 불과했다.
스토킹 관련 112 신고가 증가한 것은 지난 3월 발생했던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해사건’, 지난 10월 ‘서울 중구 스토킹 살인사건’ 등 스토킹과 관련된 강력범죄가 잇따르며 국민 관심이 커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 10월 21일부터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처벌이 강화됐다는 인식이 커져 신고를 적극적으로 한 이유도 있다.
법 시행 전 스토킹은 경범죄인 ‘지속적 괴롭힘’으로 분류돼 처벌이 10만 원 이하 벌금, 구류, 과료에 그쳤다. 그러나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스토킹범죄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됐다.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경우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형량이 가중된다.
부산경찰청 김두성 여성청소년과장은 “없던 스토킹 범죄가 갑자기 늘었다고 보긴 어렵다. 낮은 형량에 스토킹을 감내하고 지냈던 피해자가 법이 강화되면서 적극적으로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산 직장인 C(여·30대) 씨도 “당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공포를 느끼는데 그간 국가가 스토킹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용기를 내 신고해도 벌금 10만 원뿐이라면 보복이 두려워서라도 참고 넘겼을 것”이라며 “뒤늦게라도 법이 강화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신고가 쏟아지자 경찰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먼저 부산경찰청은 스토킹과 데이트폭력 업무만 전담하는 스토킹전담경찰관을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스토킹전담경찰관은 부산진경찰서 등 5곳에만 있는데, 경찰은 내년 상반기 중 부산 전 경찰서에 배치할 예정이다.
부산자치경찰위원회도 스토킹과 데이트폭력 피해자를 보호·지원하기 위해 시범 운영 중인 ‘스토킹 솔루션 협의회’를 확대한다. 스토킹솔루션협의회에 지자체·법률·의료·심리·여성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해 스토킹 피해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박호걸 신심범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