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에 공무원 파견을 늘리겠다는 부산시의 계획이 비판을 받고 있다. 60세 이상 노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8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발표한 대책이지만, 공공의료 전문가와 구청 공무원 모두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무원은 보건소 파견이 늘어나면 구 행정력에 구멍이 생길 것을 우려한다.
●‘고무줄’ 행정
국제신문이 부산지역 한 보건소로부터 자료를 받아본 결과, 올해 보건소에 파견된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공무원 동원인력은 최초로 운영됐던 지난 2월 대비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6개 구·군 전체적으로 2월 160명의 공무원이 파견돼 예방접종 추진 사업을 도왔으며, 이달 현재 90명이 관련 업무를 수행 중이다. 연제구가 17명에서 8명으로 줄었고, 부산진구에는 23명에서 15명으로 감소했다. 파견 공무원이 증가한 곳은 영도구와 기장군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일선 보건소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회복과 맞물려 인사 시기까지 겹쳐 구청에서 파견 공무원의 복귀를 강하게 원한 결과”라며 “최근에는 학교에서도 10~20명의 접종 희망 학생이 있다며 방문 접종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데, 업무 효율성이 떨어져 거절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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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전북 완주군 삼례읍 완주군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공무원들이 핫팩을 들고 손을 녹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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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보건소에 구청 공무원을 더 많이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지난 12일 이병진 행정부시장이 직접 나서 코로나19 비상방역대책을 발표하며 60세 이상 노인의 코로나19 추가접종률 80%를 조속히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각 구군의 행정 인력을 보건소로 파견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해 보건소가 수행하는 업무는 ▷선별검사 ▷확진자 역학조사 ▷재택치료 ▷예방접종 등으로 나뉜다. 특히 최근에는 재택치료까지 더해져 확진자 분류 작업까지 보건소가 맡게 돼 업무 부담은 더욱 커졌다. 보건소에 파견되는 공무원은 예방접종 사업뿐 아니라 재택치료 등 다양한 업무를 보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행정 인력 파견과 함께 국비로 인건비 지원이 가능한 시간제 근로자를 병행해 인력을 확충한다”며 “보건소 직원과 공무원 모두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쌓여가는 공무원의 불만
13일 전국공무원노조 동래구 게시판에는 최근 동래구가 추진하는 재난지원금 선불카드 지급을 두고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그냥 시키면 다인가? 주말 차출과 자가격리자 관리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보건소 파견에 더해 동 주민센터 파견까지 겹쳐 공무원 사이에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김우룡 동래구청장은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학교 등에서 집단감염이 있다보니 너무 바쁘다. 역학조사에 재택관리까지 업무에 부하가 걸린 직원들이 많다. 정부의 기준 인건비 지침 때문에 인력도 탄력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어 진정한 자치분권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불만은 동래구뿐 아니라 다른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나타난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파견이 늘면 그 직원의 업무를 누군가 대체해야 한다”며 “구청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보건소의 기능을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는다.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하는 것 자체가 확진자를 찾는 것이고,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와 격리자·재택치료자를 위한 물품지원까지 모든 업무를 보건소에서 수행하기 때문이다. 동아대 정동식 감염병관리실장은 “지금이라도 보건소 인력을 대대적으로 충원해야 한다. 코로나19가 1~2년 안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며 “코로나19가 끝난 이후 늘린 인력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관한 고민은 향후 침례병원이나 서부산의료원 등 공공인프라가 확충되기 때문에 그때 가서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