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인 경남 하동군 옥종면에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28명이 발생해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도시에서나 있을 법한 일로만 여기고 ‘남의 일’처럼 생각해 왔던 코로나의 심각성을 이제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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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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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종면에서는 지난 16일 김장을 위해 모인 A 씨 가족 가운데 2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처음 이들 가족은 이달 초 콧물 증상을 보인다며 의원급 의료기관 두세 곳을 다녔다. 사나흘이 지나도 차도를 보이지 않자 종합병원을 찾았고 여기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사이 이들 보호자와 접촉자 등은 감염 사실을 모르고 가까운 사람과 김장을 하거나 농작물을 수확했다. 특히 지난 주말과 휴일에는 김장 준비를 위해 재료를 사거나 품앗이로 김장을 하는 행사가 집중돼 파장이 컸다.
옥종면 내에서만 16일 2명 발생에 이어 17일 3명, 18일 15명, 19일 1명, 20일 5명, 21일 2명 등 총 28명이 발생했다. 북천면 주민 한 명도 옥종면을 방문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감염 사실을 알지 못했던 인근 북천면과 진주시 수곡면 등지의 주민도 물리치료나 생필품을 사기 위해 마트가 있는 옥종면을 찾았다가 검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지금까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인원은 옥종면 지역에서만 총 1500여 명. 진료나 물리치료, 마트를 이용하기 위해 방문했던 인접 지역 주민을 합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확진자 대부분은 마산 등지의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7명은 대기하고 있다. 증상이 경미한 6명은 자택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옥종면은 발칵 뒤집혔다. 의원 마트 식당 등 확진자가 다녀간 곳은 모두 문을 닫았다. 보통 일주일가량 폐쇄가 계속되기 때문에 면사무소 인근은 썰렁한 분위기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그동안 대도시 시민이나 해외여행자에게나 발생하는 것으로 여기며 동네 안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지내던 농촌 마을 주민은 뒤늦게 심각성을 실감하고 있다. 자녀의 고향 방문을 거절하거나 오일장 나들이도 기피하고 있다. 이발이나 목욕은 물론 경로당이나 양지바른 담장 밑에 삼삼오오 모여 정담을 나누는 것까지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석민아 하동군 보건소장은 “시골에서 조용하게 지내며 코로나의 심각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어르신이 검사를 통보받은 뒤로는 많이 놀란 것 같다”며 “임시 선별검사소를 설치해 검사에 나서는 등 감염사태가 확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윤상기 군수가 지난 18일 악양면에 위치한 '스타웨이 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려고 준비했다가 시민단체 반발 등으로 취소했다. 하동참여자치연대는 23일 군청 광장에서 윤 군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