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료하는 41병동 전쟁터 방불
- 간호사 3, 4명 환자 1명에 투입도
- 건강 악화 ·임금 격차 이유 퇴사
- 위생 등 담당할 인력 충원 호소
- 지역 중환자 병상 가동률 82.5%
- 산소치료 여부 기준 땐 벌써 포화
- 생활치료센터 개소에도 역부족
- 지역 민간 의료기관 협조 절실
22일 오전 부산의료원. 선별 진료소 앞에서부터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북적이던 바깥과 달리 병원 내부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부산의료원이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데 따른 것으로, 실질적인 진료는 외부와 철저히 격리돼 이뤄지기 때문이다. 병원 내부에 전시된 어린이와 환자의 응원 메시지와 사진만이 마치 세상의 따뜻함을 전하는 유일한 통로인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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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부산의료원에서 근무 교대를 앞둔 한 간호사가 격무에 지친 듯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의료인력 ‘탈진’
코로나19 진료가 이뤄지는 41병동 내부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3명의 간호사가 여러 대의 모니터를 보며 급박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재택치료를 받던 20대 여성이 부산의료원으로 옮겨진 직후였다. 보통 발열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보이면 병원으로 이송되며, 이 여성의 증상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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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진을 존경하는 내용으로 부산의료원 벽면을 장식한 어린이들의 응원 편지들. 전민철 기자 |
부산의료원 41병동에는 30명의 간호사가 52명의 환자를 돌본다. 다른 병동으로 파견을 간 간호사도 있으니, 사실상 20명 안팎의 간호사가 이 병동의 모든 환자를 책임지는 구조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달라진 점은 노인을 중심으로 한 위중증 환자가 늘었다는 사실이다.
방보경 수간호사는 “진료 보조라는 간호사 본연의 업무부터 시작해 청소와 식사 등 환자 생활 전반을 간호사가 전담 중”이라며 “업무가 쉴 틈 없이 돌아간다”고 호소했다.
요양병원 등 노인 환자가 최근 급증하면서 업무 강도는 훨씬 세졌다. 치매 환자와 뇌출혈 등 몸을 가누지 못하는 환자가 게워낸 토사물을 치우고, 기저귀를 가는 것도 간호사의 일이다. 밥을 떠먹여 줘야 하는 환자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3, 4명의 간호사가 1시간 동안 환자에 매달려 있기도 한다. 어떤 간호사는 폐기물을 처리하다 손의 근육이 드러날 정도로 습진이 생겨 그만 뒀고, 다른 간호사는 질병관리청에서 온 파견 간호 조무사와의 임금 격차 때문에 퇴사했다.
간호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인력 충원이다. 배식과 식사 수발을 들 직원, 기저귀 교환 등 환자의 위생을 책임질 간호조무사, 폐기물을 처리하는 청소담당자 등이다.
■병상 가동률 80%의 그늘
부산시는 22일 지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2.5%라고 밝혔다. 중환자 전담 병상은 63개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장이 체감하는 것은 다르다. 병상 구분의 기준은 산소 치료 여부에 따라 다르다. 부산의료원은 전체 292개 병상 중 중증 환자 병상을 5개 보유 중이다. 준중증 병상은 8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산소 치료를 요하는 환자 수는 59명에 이른다.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다른 병원에 중환자 전담 병상 60여 곳(8개 병원)이 있지만 도움이 안된다. 이 병원들은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중환자 병상을 확보해 코로나19 중환자 관리를 처음으로 수행하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의료 인력 여력이 없어 이 곳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환자가 고스란히 부산의료원으로 전원된다. 부산의료원이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으로 경험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이다.
부산의료원은 단기외래진료센터를 개소해 운영에 들어가거나, 22일부터 120병상가량 규모의 제1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할 방침이다. 선별진료부터 시작해 재택·생활·예방·중환자 치료 등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역에서만 400명을 돌파하는 등 한계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은 사실상 중증환자가 집중되고 있어 더는 의료 인프라를 늘릴 여력이 없다. 남은 것은 지역 내 민간 의료기관의 협조뿐이다.
부산의료원 박성수 기획조정실장은 “단기외래진료센터는 환자 1명을 돌보는 데 2시간 정도 걸려 하루에 4명만 진료가 가능하다. 따라서 구·군별 1개의 센터가 개소되기를 바라지만 쉽지 않다. 의료인력, 특히 간호사의 업무 강도가 매우 높아진 상황인데 코로나19 가 거세게 확산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