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기온에 강한 바람까지 불자 26일 오후 3시께 부산시청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얼어붙은 심정이라도 녹이기 위해 LED 촛불을 켰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하거나 중증을 앓고 있는 피해자의 가족들로 지나가는 시민을 향해 “정부가 가족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는 이날 부산서 첫 촛불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서울에서 집회를 열고 있지만, 거리가 멀어 참석이 어려운 영남권 피해자 가족을 위해 부산에 집회를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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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가 26일 오후 부산시청 광장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정부의 책임 촉구’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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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가족 40여 명은 코로나19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코백회 김두경 회장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직무유기로 해임해야 한다. 간담회를 추진하기로 약속해놓고 연락을 피하고 있다. 정부가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코백회는 정부에 ▷전담 콜센터 설치 ▷피해보상 심의위원회 심의에 피해자 및 희생자 가족 입회 ▷심의내용 전부 공개 ▷백신 피해자 특별법 제정 등 12가지를 요구했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19일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주요 이상 반응으로 접수된 신고 1만2073건 중 인과성을 인정받은 사례는 7건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 같은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울분을 토했다. 정부는 그동안 전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해왔다. 게다가 식당과 카페 등 생활 시설 이용을 제한하 는 방역패스를 시행하면서 백신 접종률을 강제로 높이고 있다. 코백회 권태훈 부산지부장은 “어머니가 백신 접종 후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어머니는 11년간 기관지 천식을 앓고 있었는데, 치료를 받는 병원에서 백신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만 믿고 백신을 맞았는데, 문제가 생기니 정부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백신 접종 후 4일 만에 어머니를 잃은 A 씨는 “ 어머니의 간이 3분의 2 정도가 괴사되고 여러 장기가 다발성 염증이 생겼다”며 “백신 부작용이라는 판단에 주치의가 직접 방역 당국에 신고했지만, 질병청은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과성 심사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백회 회원 대부분은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보상 제외’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지침’ 심의 기준을 보면 1~5단계 중 1~3단계만 보상을 한다. 4-1단계는 의료비 최대 1000만 원을 지원하고, 4-2~5단계는 보상을 제외한다. 회원 일부가 4-2단계에 포함되지만, 지원은 턱 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제각각인 보건소의 피해 보상 안내도 피해자 가족에게 고통을 준다. 백신 접종 이후 ‘길랑-바레 증후군’에 걸린 국제신문 이승륜 기자의 아내 B 씨는 “어렵사리 4-1단계로 통보를 받았지만, 보건소 직원의 피해 보상 서류 안내가 제각각이라 수차례 헛걸음을 했다. 직접 지침을 보고 알아봐야 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5시께 교대역을 향해 가두행진을 했다. “인과성을 인정하라” “문재인은 책임져라”는 구호를 제창했고, 연산교차로를 거쳐 교대역까지 약 2km 구간을 걷는 동안 시민은 이들의 외침을 지켜봤다.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