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가 부산 기초단체 중 처음으로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대선과 지선을 코앞에 두고 내려진 이번 결정을 두고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역시 “단체장 양심의 문제”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중구는 이번 달 안으로 구민 1인당 1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중구 주민 4만1000여 명이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 40억 원은 재해·재난 목적 예비비에서 충당한다. 중구의 올해 재해·재난 예비비는 총 83억 원으로, 이번 지급을 통해 새해 첫 달부터 전체의 43.8%를 쓰게 됐다.
3차 재난지원금은 부산 기초단체 중 중구가 최초다. 앞서 중구는 2020년 4월 1차 재난지원금 10만 원, 지난해 4월 2차 재난지원금 10만 원을 지급했다. 중구를 제외한 15개 구·군은 현재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이다. 중구는 또 12일 예비비에서 예산을 충당한 점에 대해 중구의회를 상대로 설명회를 연다. 예비비 편성은 구의회의 사전 승인이 필요 없어 집행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중구의회 등 일각에서는 ‘포퓰리즘 행정’이라고 비판한다. 한 구의원은 “선거를 대비한 선심성 재난지원금이다. 구민의 요청이 많은 사안이다 보니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예비비는 재난 시 복구의 목적으로 써야 한다. 구민에게 나눠주는 용도로 쓰면 안 된다. 사전에 의회와도 협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포퓰리즘 행정’이란 지적을 두고 최진봉 중구청장은 “명절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부닥친 소상공인을 위해 내린 결정이다. 또 상대 당인 더불어민주당 구의원도 요구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최근 더불어민주당 강희은, 권태식 의원은 각각 5분 발언을 통해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구 또한 이번 결정에 비판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중구는 이날 부산 중구선거관리위원회에 재난지원금 지급이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질의했다. 예비비를 통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에 법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것이다. 중구선관위는 현재 질의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급 대상과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된 조례나 법령에 근거한다면 선거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시기 제한을 받는 부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도덕적으로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경대 차재권(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재난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에 책임을 물을 순 없다. 그러나 이건 단체장 개인의 양심 문제다. 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중구가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다른 구에도 영향을 미쳐 지급하는 곳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김민훈 신심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