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코로나 디바이드 보고서 <3> 더 벌어지는 여가 격차

부자는 해외여행 대신 골프…서민 다수는 집콕시간 늘어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신심범 기자
  •  |   입력 : 2022-01-16 20:14:32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시민 90% ‘여가 줄었다’
- “주요 활동장소는 집” 6배 급증
- 연령·소득별로 다소 차이 보여

- 고소득층 한적한 지역 관광 등
- 대체활동 적극 찾아나선 반면
- 소득 적을수록 주거지 머물러
- 혼자 TV 보거나 독서가 전부

바이러스는 시민의 여가생활에 궤멸적 타격을 입혔다. 부산시민 10명 중 9명이 “코로나19로 여가 생활이 줄었다”고 응답할 정도로 전방위적이었다. 남녀노소, 소득 수준을 가리지 않고 여행·문화 생활· 야외 활동이 급격히 줄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은 코로나19 속에서도 기존 여가생활을 대체할 활동을 찾아냈지만, 저소득층은 여가생활 자체를 포기해버렸다. 여가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공고해졌다.
여성 직장인들이 골프장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독자 제공
■핫플 대신 골프

국제신문이 16일 부산시의회 연구모임 ‘격차를 줄이는 모임’과 공동으로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 전후 삶의 질 격차 분석(이하 격차 분석)’을 보면 코로나 후 여가활동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90.8%에 달했다. ‘변화 없다’는 6.7%, 증가는 2.5%였다. 코로나 발생 전 관광지와 자연공간에서 보내던 여가 활동 장소는 집으로 옮겨 왔다. 코로나 발생 전후 여가 활동 장소를 묻는 말을 보면 관광지와 자연공간은 47.3→9.7%로, 실내 문화·체육시설 19.8→2.9%로 급격히 줄었다. 반면 집은 7.9%에서 55.6%로 무려 6배 이상 급증했다. 집에서는 주로 영상 게임 홈트레이닝 등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가생활이 줄어든 것 자체는 전 시민이 똑같았지만 여가를 보낸 장소는 소득별로 차이가 있었다. 특히 고소득층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기존 여가 생활을 대체할 수 있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찾아냈다. 가구 월 소득이 800만 원인 대기업 과장 A(36) 씨도 마찬가지다. A 씨는 코로나 발생 전에는 외국 여행을 하거나 핫플레이스에서 아내와 데이트를 즐겼다. 콘서트나 뮤지컬을 보기 위해 주말에는 서울행 기차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이를 더 향유할 수 없게 되자 대체할 수 있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다.

A 씨는 “아무래도 코로나19 전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주 경주 같은 유명 관광지 대신 전남 구례나 경북 안동 같은 조용한 관광지를 찾아다닌다. 커피숍도 사람이 북적이는 대형 카페 대신 한적하고 작고 예쁜 카페를 찾아서 데이트를 즐긴다”고 말했다. A 씨는 영화관 대신 집에서 영상 콘텐츠를 즐긴다. 예전에는 유료로 보는 영상 서비스가 1곳이었는데, 지금은 유료로 보는 영상 서비스가 총 3곳으로 늘었다. 골프도 코로나 전보다 더 많이 즐긴다. A 씨는 “여행 비용이 크게 줄어 골프장에 가는 횟수가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과거에는 분기에 한 번 정도 갔는데, 요즘은 한 달에 한두 번 가는 것 같다”며 “지인들과 야외에서 즐기기 때문에 씻지만 않으면 코로나 감염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격차 분석을 보면 여가를 보내는 장소로 관광지 자연공간을 꼽은 사람은 코로나 이전 47.3%에서 발생 후 9.7%로 전반적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고소득층의 17.9%는 여전히 관광지와 자연공간에서 여가 활동을 보낸다고 응답했다. 반면 월 소득 100만 원 미만 계층에서는 8.9%만이 관광지와 자연공간에서 여가를 보냈다.

■TV만 보다

남성이 부산 동구의 한 자취방에서 TV를 시청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소득이 적을수록 그 비율이 높았다. 코로나 후 여가활동 장소로 집을 택한 비율을 가구 월 소득별로 보면 ▷100만 원 미만 64.4% ▷100만~300만 원 57.4% ▷300만~500만 원 56.5% ▷500만~700만 원 57.3% ▷700만~1000만 원 50.0% ▷1000만 원 이상 43.3%로 나타났다.

기초생활수급자 박병수(43) 씨도 코로나19 발생 후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만 보낸다. 부산 동구 초량동의 고시텔에서 생활하는 박 씨는 형편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지만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교회 사람들과 어울리며 여가 활동을 즐겼다. 함께 공원을 거닐거나 봉사활동도 다녔다. 체육대회 등 교회에서 하는 행사에 빠짐 없이 참석했다. 그러나 방역지침이 강화되면서 교회에 나가지 못하는 날이 늘고, 자연스럽게 교회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줄었다. 박 씨는 “코로나 이후에는 혼자 집에서 책을 보거나 TV를 보는 게 여가의 전부다.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아져 사람을 못 만나니 외롭고 허전하다”고 털어놨다.

부산진구 부전동 쪽방에서 지내는 조천우(65) 씨도 박 씨와 크게 다를 게 없이 종일 TV만 본다. 조 씨는 “ 원래부터 특별히 여가라고 할 게 없었다. 그래도 코로나 전에는 동네 지인과 수다도 떨고, 한 달에 한두 번 노래주점에서 노래도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런데 코로나 후에는 그런 걸 못하게 돼 집에만 있다”고 말했다. 박 씨가 TV를 보는 것은 여가 활동이 아니다. 그는 “TV도 딱히 좋아하는 게 있어서 TV를 보는 게 아니다. 무슨 프로그램인지도 모른 채 드라마든 스포츠든 나오는 대로 본다”고 말했다. 박 씨의 경우처럼 아예 여가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선택한 비율도 저소득층일수록 높았다. 코로나 후 주요 여가활동을 묻는 말에 대해 ‘별다른 여가활동 없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7.3%였는데, 이를 가구 월 소득별로 보면 ▷100만 원 미만 18.9% ▷100만~300만 원 8.9% ▷300만~500만 원 5.9% ▷500만~700만 원 7.2% ▷700만~1000만 원 6.4% ▷1000만 원 이상 3.4%로 조사됐다.

코로나로 강화되는 여가 격차에 대해 부산시의회 박민성(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발생 전에도 시민의 여가 관련 지표는 뒤에서 1, 2위 수준이었다. 그나마 집 주변 공원에서 이웃과 떨던 수다마저도 코로나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자 스스로 포기하는 분이 많다”며 “이런 분을 위한 여가·문화 정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0. 10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6. 6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7. 7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8. 8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9. 9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0. 10정동영 “DMZ 지뢰 사고, 불행한 일…평화공존 더 절실해져”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5. 5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6. 6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7. 7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8. 8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9. 9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0. 10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7. 7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8. 8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속보] 북항 상어 ‘부캉이’ 2차 구조작전 진행 중…수로에 그물 설치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