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버스 정류소 사망사고(국제신문 지난달 31일 자 9면 보도)의 가해자가 여전히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 버스 정류소 사고 현장. 부산경찰청 제공

1일 부산 서구 암남동 주민센터 버스정류장. 시내버스를 오르내리는 시민은 정류장 우측에 덮인 흙을 보고 잠시 묵념을 하며 피해자를 추모했다. 피해자가 앉아서 버스를 기다렸던 벤치는 이미 치워졌고, 빨간색 원뿔통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사고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 40분 벌어졌다. SUV 차량을 운전하던 80대 A 씨는 주민센터에 주차를 시도하다가 주차 턱을 넘어 행정복지센터 벽면을 들이박았다. 이후 후진하다가 약 30m를 빠르게 후진해 버스정류소를 덮쳤다. 이 사고로 60대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60대 남성이 숨지고, 60대 여성이 크게 다쳤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경찰은 운전 미숙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A 씨는 지금까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A 씨는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인근 CCTV를 확보하고 국과수에 정밀 감식을 통해 차량 결함 여부를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60대 남성은 암남동 어촌계 소속으로 한 달 전 선주의 꿈을 이룬 것으로 전해저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수영구 수영팔도시장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차에 60대 여성과 손녀가 숨졌고, 같은 달 연제구 홈플러스 주차장에서는 택시가 벽면을 뚫고 추락하는 사고도 있었다. 두 사건 모두 고령 운전자의 차량 조작 부주의로 결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