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은 “오전 수업 힘들어”
- “개인시간 줄어든 것도 아쉽다”
- 낯선 이 접촉 불편해 하기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반대로 이런 상황을 힘겨워하며 ‘엔데믹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도 느는 추세다. 대학생은 대면 수업에 부담감을 호소하고, 일부 직장인은 재택근무 감소로 출퇴근 시간이 늘었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26일 부산 한 사립대학교에 다니는 정모(25) 씨는 혼란함을 호소했다. 방역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면서 학교 측에서 수업 방식 변경을 묻는 설문 조사를 시행한 탓이다. 정 씨는 그동안 비대면으로 수업을 했기 때문에 본가가 있는 서울에서 지냈다. 정 씨는 “수강 중인 6개 과목 모두 수업 방식 변경에 설문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사전 공지했던 수업 방식이 변경될까 혼란스럽다. 그나마 비대면으로 결정이 나면 다행이지만 대면 수업으로 바뀌면 서둘러 부산에서 지낼 곳을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씨뿐만 아니라 비대면이나 혼합방식으로 학교 수업을 진행하던 대학생들은 대면 수업 참석이 버겁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오전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동아대에 재학 중인 A(26) 씨는 “2년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이런 수업 방식에 적응이 돼 등교하기가 힘들다. 특히 1교시 수업이 고역”이라며 “실제로 제시간에 출석하는 것이 힘들어 지각하거나 택시를 타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대학에서는 오전 수업시간에 택시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들로 교내 교통이 마비될 지경이다. 최근 부산 동의대를 방문한 직장인 최모(51) 씨는 승용차를 몰고 갔다가 밀리는 택시 때문에 약속시간에 늦었다.

직장인은 코로나19로 늘었던 개인 시간이 줄어든 것을 힘겨워했다. 부산 직장인 박모(여·30) 씨는 “최근 재택근무 비중이 줄면서 출퇴근 시간이 크게 늘었다. 반대로 개인 시간이 줄어 취미 활동도 못 한 지 한참 됐다”며 “오히려 코로나19 시절이 시간적 여유가 더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건설회사에 다니는 김모(27) 씨도 사정이 비슷했다. 김 씨는 “코로나19 시절에는 회식이나 야근이 없어 집에서 영화를 보며 잘 지냈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회식 자리가 너무 늘었다”며 “집에서 쉬었던 시절이 벌써 그립다”고 말했다.

실생활에서 나타나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도 있었다. 대학생 김모(21) 씨는 “며칠 전 카페에서 바로 옆에 다른 사람이 앉아 놀랐다. 그간 띄어 앉기에 익숙해져 있었던 탓인 것 같다”며 “코로나19 감염이 무섭다기보다 심리적으로 불편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50) 씨도 “사람 만나는 게 힘든 내성적인 성격이다. 그간 코로나19가 약속을 피하는 핑계였는데 그게 없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