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권 사라지면 검사 인기 하락
- 반대급부로 경찰 출신은 몸값 ↑
- 경찰 업무 많아져 처리 지지부진
- 결국 사건 당사자 피해로 돌아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27일 국회 법사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형사사법체계 대변동이 문턱까지 다가왔다. 법안의 여파가 법률시장 전반에 퍼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경찰 출신 변호사 또는 사무장의 몸값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변화가 법률서비스를 제공받는 시민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이날 부산지역 법조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검사 출신 변호사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거란 전망이 대다수다. 지금까지 검사 출신 변호사는 형사 사건 법률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실제 변론 능력이나 현직 검사와의 소통 여부와는 무관하게 전관으로서 모종의 활약을 할 거란 기대 심리가 반영됐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권을 박탈당하면 이들의 인기도 식을 수밖에 없다. 부장급 이상의 검사가 퇴직하더라도 법무법인의 ‘모셔가기’ 경쟁은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비전관 출신 변호사들에게 호재인 것만은 아니다. 반대급부로 경찰 출신 변호사 또는 사무장의 몸값이 크게 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범죄 수사의 대부분을 경찰이 맡게 되면서 경찰 고위직 또는 수사담당관과 인맥이 닿는 이들의 말 한마디가 중요해졌다. 변호사 자격이 없더라도 법무법인의 사무장을 맡아 사건 수임에 나설 수 있다.
부산지역 A 변호사는 “앞으로는 로펌이 경찰 고위 간부 출신 법조인 영입을 늘릴 것이다. 경찰에는 전·현직 경찰 모임인 경우회가 있다. 경찰 네트워크의 중심 노릇을 하고 있는데, 이곳을 통해 여러 경찰과 두루 친한 경찰 전관의 인기가 특히 높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법률 시장에선 이미 경찰 고위 간부 출신을 법인의 전문위원이나 고문으로 영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건을 수임해오거나 수사관에게 ‘덕담’을 건네는 게 이들의 일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공무원이 신청한 취업 심사 196건 중 50건(25.5%)은 그 사유로 ‘로펌 취업’을 들었다. 이 중 48명이 로펌 이직을 승인 받았다. 2020년에는 5명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었다.
향후에는 부산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B 변호사는 “지금까지 부산에서는 경찰 전관이 로펌에 가지 않고 직접 개업하는 이가 일부 있었다. 그만큼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말인데, 이제는 부산에서도 고위급 경찰 출신을 고문 등으로 영입하는 사례가 등장할 것 같다”고 전했다.
법률시장의 이 같은 대변화는 시민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법조계는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많이 늘어나 시민의 불편이 커진다고 우려한다. 이미 지난해 1월부터 검·경 수사권이 조정돼 경찰이 떠안은 업무량은 폭증했다. 자연스럽게 수사 처리 속도 또한 더뎌졌다. 특히 일선서 경제팀이 수사하는 재산범죄는 거의 손을 놓은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평가다. C 변호사는 “의뢰인은 느린 수사 속도에 불만을 가지게 된다. 그런 민원을 감당하는 건 고소대리인이다. 경찰도 업무 효율성을 위해 사안의 객관적 실체가 분명하거나 수사하는 티가 나는 사건부터 건드리고 싶어 할 거다. 사건에 따라선 형사소송 결과를 근거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앞으로 엄청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