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낮 12시 부산 남구청사 1층 구내 카페엔 점심 식사를 마친 직원들로 가득했다. 더운 날씨에 매장 내 테이블석엔 일회용 플라스틱 잔에 음료를 받은 직원들로 인산인해였다. 3시간 뒤 비교적 한산한 시간에도 분위기는 같았다. 카페 직원은 일회용 플라스틱 잔에 음료를 담아줬고, 이용자도 매장 내에서 별다른 제지 없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했다.

27일 오후 3시 남구청사 1층 구내 카페에 앉아 취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옆엔 매장 취식의 경우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최혁규 기자

코로나19를 이유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지난 1일부터 금지됐지만, 정작 구청 운영 카페에선 여전히 이를 사용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 1일부터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재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 플라스틱 등 폐기물이 급증한 탓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폐기물 발생량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과 대비해 종이류 25%, 플라스틱류 19%, 발포수지류 14%, 비닐류 9%로 각각 증가했다. 다만 소비자와 매장 직원 간의 갈등, 업주의 과태료 부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단속 대신 지도와 안내 중심 계도를 진행하고 있다.

남구 인근 카페 분위기는 구청사 내 카페와 달랐다. 손님의 주문 이후 직원이 매장 취식·포장 여부를 묻고 매장 취식일 때는 다회용기에 음료를 담아줬다.

업주들 역시 바뀐 정책에 분주했다. 카페 업주 정모(45) 씨는 “지난 1일부터 일회용품 사용 금지 정책 재시행 소식을 듣고 다회용컵 50%가량을 추가로 구매했다. 이미 사용하던 컵과 동일한 컵을 구매해야 해 구입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하는 관공서 건물에서 일회용품을 버젓이 사용하는 것은 관리·감독을 해야 할 관공서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처사다. 공무원도 일회용품 규제 없이 일회용품을 사용하는데, 어떻게 일반 카페를 제대로 규제하고 자원순환책을 홍보할 수 있겠나. 정책 시행에 앞서 공무원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남구 관계자는 “구청 내 카페에서 다회용기 컵을 이미 충분히 구비해 따로 구입하지 않았다. 또 종사자에게도 일회용품 사용 금지에 관한 교육을 진행했지만, 점심시간처럼 바쁜 시간대 포장하는 직원들이 잠깐 앉고 가는 것까진 막기 힘들다. 종사자 교육을 강화하고, 구청 내 게시판에도 일회용품 사용 금지 규정을 공지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