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68> 루카와 루시 ; 최초의 존재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2-06-13 19:02:34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물질로부터 어찌 생물이 태어났을까? 처음엔 그냥 우연히 생긴다고 믿었다. 그러나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895)가 아주 간단한 깔때기 실험으로 생물의 자연발생설을 완전폐기시켜 버렸다. 이후 과학자들은 생명의 기원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고 있다. 비록 정답은 아닐지라도 끈질긴 탐구력에 따른 해답이다. 지금으로부터 138억 년 전일 때 대폭발로 우주가 생겼다. 45억 년 전에 지구가 생겼다. 이후 40억 년 전에 최초 생명체가 생겼다. 도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초 생명인 루카로부터 최초 인류인 루시까지
하나의 가설로 시작된다. 오파린(Aleksandr Oparin 1894~1980)은 간단한 무기물로부터 복잡한 유기물이 발생하는 과정에 대해 해설했다. 그의 저서 ‘생명의 기원’은 그야말로 생명의 기원을 밝혔다. 물론 가설일 뿐이다. 다만 생명의 기원에 대해 초자연적 사고가 아니라 과학적 사고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후 밀러(Stanley Miller 1930~2007)는 스승인 유리(Harold Urey 1893~1981)의 강의를 들은 후 1953년에 오파린의 가설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밀러-유리의 실험이다. 저분자 기체인 메탄 암모니아 수소 수증기라는 무기물로 원시지구 조건을 만들고 일주일 동안 고압의 전기자극을 주었더니 생체 고분자인 아미노산 등의 여러 유기물들이 합성되었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유기물로부터 어찌하여 생명체가 출현할 수 있었을까? 수십억 년 단위의 장구한 세월 동안 유기물들이 이합집산하여 최초의 생명체가 창조(creation)보다 창발(emergence)되었을 수 있다. 바로 단세포 생명체 루카(LUCA)다.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의 이니셜로 모든 지구 생명체의 공통 조상이다. Last는 가장 나중이 아니라 가장 처음인 First의 뜻이다. 푸카(First Universal Common Ancestor)라 해도 된다. 그렇다면 루카로부터 어찌하여 최초의 인류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40억 년 전에 생긴 루카로부터 고균과 세균, 진핵생물이 생겨나고 400만 년 전에 최초의 인류가 출현했다. 바로 루시(Lucy)다. 미국의 인류학자인 조핸슨(Donald Johanson 1943~)이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화석을 발견했다. 그 때 비틀즈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가 들렸단다. 루시라 이름 지었다. 여성으로 추정되는 최초의 인류다. 학명으로는 아직 호모(Homo)가 붙지 않는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이니 원인(猿人)이다. 아프리카의 남방계 원숭이란 뜻이다. 이후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인원(類人猿) 화석들이 발견되었어도 최초의 인류는 루시로 정해진 편이다. 이후 학명에 호모가 붙는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이겔베르겐시스 등을 거쳐 현생 인류가 나타났다. 50만 년 전 출현한 호모 사피엔스는 5만 년 전 더욱 머리가 좋아진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되었다. 이제 신의 경지에 오른 호모 데우스이자 지구에서 가장 폭력적 존재인 호모 라피엔스이면서 유일하게 쓰레기를 버리는 호모 러비쉬가 살아간다. 지금까지 그랜드 히스토리 차원의 생명사(生命史)다. 생각이 아득해진다. 부질없어 보인다. 쪼잔해지지 않는다. 생각통이 커진다. 마음이 호쾌해진다. 가끔 쓸데없이 이런저런 그랜드 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나 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3. 3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6. 6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7. 7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8. 8“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9. 9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0. 10[사설]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3. 3“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0. 10[속보] 김민석 “신천지 신도들 당원 집단 가입 확인…조직적 경선 개입 관련 증언도 있다”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3. 3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6. 6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8. 8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0. 10IMF "올해 韓 1인당 GDP 4만3512달러"…부채전망은 대폭 하향
  1. 1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2. 2[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3. 3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4. 4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5. 5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7. 7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8. 8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9. 9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10. 10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배우 강석우
주 13.7시간 노동의 덫
“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