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69> 창조와 창발 ; 창발적 창조론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2-06-20 19:17:48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둘 사이에 서로 말이 잘 안 통하는 집단은? 첫째, 정치 이념이 다른 좌파↔우파. 둘째, 국어 해석이 다른 한자 혼용론자↔한글 전용론자. 셋째, 종교 신념이 다른 창조론자↔진화론자 아닐까? 이 중 세 번째가 가장 말이 안 통할 것 같다. 창조론자에게 진화를 주장하면, 진화론자에게 창조를 주장하면 싸우기 쉽다. 학교에서 배우는 진화론과 교회에서 듣는 창조론에 대해 서로 신중해야 할 이유다. 그래서 창조와 진화보다 관점을 슬쩍 비켜 창조와 창발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질서있게 만든 창조 혼돈 속에 생긴 창발
창조(創造·Creation)의 사전적 정의는 전에 없던 것을 비로소 새롭게 만든다는 뜻이다. 기독교 신앙에서는 하나님-하느님께서 천지는 물론 온갖 생명체들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성경 창세기 1장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다. 첫째 날에 낮과 밤을 창조하셨다. 둘째 날에 하늘을 창조하셨다. 셋째 날에 땅과 바다를 창조하셨다. 넷째 날에 별들도 창조하셨다. 다섯째 날에 물고기와 함께 뭍에 사는 생물과 날개 있는 새를 창조하셨다. 여섯째 날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역시 창조하신 식물들을 주셨다. 이렇게 천지와 만물을 보시기 좋게 이루신 후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 일주일만의 창조는 언제 이루어진 하나님의 역사(役事)일까? 성경에 시기 언급은 없으나 신학자들은 대략 6000여 년 전이라고 추정하는 편이다.

창조와 다른 창발(創發·Emegence)의 사전적 정의는 전에 없던 것이 비로소 새롭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복잡계 이론에서 창발이란 혼돈(chaos)스런 상태에서 질서(cosmos) 있는 뭔가가 돌연 나타난다는 뜻이다. 그것도 혼돈의 중심보다 혼돈의 가장자리(edge of chaos)에서 나타난다는 뜻이다. 이는 열역학 제2 법칙을 위배한다. 무질서한 쓰레기 에너지인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열역학 제2 법칙! 거스를 수 없는 세상 자연의 법칙이다. 나의 에너지를 써서 힘들여 방 청소하지 않는 한 무질서한 엔트로피가 늘어나 방이 어지럽혀지는 것도 제2 법칙에 따른다. 그런데 혼돈의 상태에서 질서가 저절로 잡힌다니? 무질서한 소립자들의 혼돈 상태에서 원자들이, 무질서한 원자들의 혼돈 상태에서 물질이, 무질서한 물질들의 혼돈 상태에서 생명이 창발되었다는 논리다. 삼라만상을 부품의 집합으로 돌이켜 환원(還元)하는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수억~수십억 년 세월 동안 복잡계에서 전개되는 일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그런 사정을 이해 못 하면 창발론을 이해하기 힘들다. 창조론 관점에선 인간과 공룡이 지구에 같이 공존해야 한다. 모든 생명체는 6일 동안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노아의 방주에 당연히 공룡이 있다. 그러나 창발론 관점에선 6500만 년 전 공룡의 멸종 이후 6000만 년 지나 인간 종류의 인류가 창발되었다. 당연히 노아의 방주에 공룡은 없다. 이렇듯 하나님께선 인간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지적 설계로 창발을 주관하시는 건 아닐까? 띄엄띄엄 불연속적 양자(量子) 상태로 물질이 창발되듯이 띄엄띄엄 따로따로 생명체의 불연속적 창발을 주관하시는 건 아닐까? 그래서 어떤 생명체에 대해 연속적 중간 단계 화석이 없는 건 아닐까? 창발적 창조론을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과연 진리는 무얼까? 생각이 혼란스럽기보다 혼돈스러워진다. 머릿속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뭔가 질서 잡힌 생각이 창발되려나? 창조는 못 해도… .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4. 4[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5. 5“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99건
  6. 6“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7. 7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8. 8"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9. 9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10. 10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1. 1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2. 2[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3. 3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4. 4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5. 5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6. 6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7. 7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8. 8‘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9. 9[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10. 10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1. 1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99건
  3. 3"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4. 4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5. 5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6. 6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7. 7SK지주 최태원 지분율 3% 하락…최 회장 재산분할 자금 충당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10. 10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3. 3“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4. 4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5. 5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6. 6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7. 7ADHD 치료제 처방 2년 새 38% 급증…“공부 잘하는 약 없어”
  8. 8“차량 흔들린다” 술 취해 소화기로 버스기사 폭행한 60대
  9. 9초등학교서 뽀뽀하려는 친구의 장난…“학교폭력 처분 정당”
  10. 10"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3. 3[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4. 4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5. 5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6. 6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7. 7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8. 8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9. 9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10. 10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