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60대 남성이 불을 질러 환자와 의료진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15일에는 경기도 용인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70대 남성이 의사의 목을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응급실 범죄에 의료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국제신문이 범죄 사각지대에 놓인 응급실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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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 오후 9시 45분께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부산대학교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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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오후 9시 45분께. 60대 남성 A 씨가 페트병에 담긴 휘발유 2ℓ를 자신의 몸과 바닥에 쏟아 붓습니다. A 씨가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자 응급실 내부로 순식간에 불길이 번집니다.
A 씨는 방화에 앞서 아내의 진료가 늦어진다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 씨를 귀가 조치시키자 불만을 품고 3시간여 만에 돌아와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료진이 5분여 만에 신속하게 불길을 잡지 않았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 이날 방화로 부산대병원 응급실 운영은 무려 11시간 동안 마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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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5일 경기도 용인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7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의사가 상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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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15일에도 경기도 용인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70대 남성 B 씨가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아내가 숨진 데 불만을 품고 담당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혔습니다.
2020년 8월에는 부산 북구의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50대 남성이 의사에게 불만을 품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경찰에 접수된 응급실 범죄는 2009년 42건에서 2018년 490건으로 10년 새 11.7배 증가했습니다. 의협신문이 지난달 28일부터 실시한 ‘응급실 폭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8.1%가 최근 1년 이내에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폭언 또는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부산시의사회 임현수 공보이사] “(응급) 환자들을 포기하고 대피를 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굉장히 큰 문제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반사회적인 범죄거든요. 다른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시키고 법적인 처벌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부산대병원 방화)도 방화하기 3시간 전에 난동을 부렸었는데 경찰이 잘 달래가지고 귀가시켰거든요. 엄격하게 법적인 집행을 했었다면 방화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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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신경정신과 의사에게 칼을 휘둘러 살해한 피의자 박모 씨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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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임세원 교수가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의료인을 폭행하면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임세원법’이 제정됐는데요. 의료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보안시설·인력 배치 의무화 규정 역시 소규모 병·의원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주장합니다.
[부산시의사회 임현수 공보이사] “중소병원이나 의원급이 상주하는 보안 인력을 둔다는 것은 불가능하거든요. 인건비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니까요. 거기서부터 사각지대가 생기는 겁니다. 두 번째는 반의사 불벌 조항이 없어져야 됩니다. 의료진들은 계속 환자를 봐야 하다보니까 대부분은 ‘반성하고 있다니까 처벌하지 말아주십시오’ 하고 넘어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계속 반복된단 말이죠.”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6월 17일 기자회견)] “가중처벌법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폭행이라든지 여러 가지 행위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국가에서 책임을 지고 재정이라든지 각종 지원책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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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부산대학교병원 의료진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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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보건복지부는 최근 열린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협의체 제22차 회의’에서 “안전한 진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의료이용자의 안전 및 건강과 직결되므로 시민사회와 소통해 적절한 보완책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환자 생명의 최전선인 응급실. 의료진은 물론 환자의 생명 보호를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국제신문이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