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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훤히 보이는 전망대 망원경…사생활 침해 속출

지자체 논란 소지 장소에 설치, 부산 중·서구 주민 불편 호소

  •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
  •  |   입력 : 2022-07-03 20:00:53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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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도 제한 등 법적 근거 절실

부산 지자체가 자연경관을 더 잘 보라고 전망대에 설치한 일부 망원경이 인근 주민의 사생활을 침해하지만, 설치 위치를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는 인격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는 만큼 망원경 설치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 서구 송도구름산책로에 설치된 망원경. 김민훈 기자
3일 오후 서구 송도구름산책로에는 개장을 맞아 송도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특히 산책로 끝에 위치한 전망대 주변으로 영도 흰여울문화마을과 어우러진 부산항 풍경을 보기 위한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풍경을 더 자세히 보라고 구가 설치한 망원경 2대를 향한 자리 경쟁도 치열했다.

그런데 간혹 망원경 방향이 바다가 아닌 주택가로 돌아갔다. 최모(50대) 씨는 “남항대교를 따라 펼쳐진 풍경을 보는데 갑자기 아파트가 나왔다. 주민이 생활하는 모습까지 선명하게 보여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망원경으로 보니 투명한 유리 안으로 거실 내부 모습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바다 위에 조성한 전망대라 인근 주택과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망원경(20배율 80㎜ 렌즈 구경. 구경 클수록 밝고 깨끗한 관측 가능) 성능이 좋아 아파트 내부를 볼 수 있다.

중구의 한 전망대도 아파트와 거리가 가까워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인다. 부산항대교와 산복도로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야경 명소로 유명한 영주하늘눈전망대는 정면 아파트와 불과 30m 떨어져 있다. 그런데 중구는 맨눈으로도 아파트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이곳에 망원경(20배율 20㎜ 구경) 2대를 설치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임모(70대) 씨는 “전망대가 생기고부터 창문을 닫고 지내는 날이 많다. 구가 집 바로 앞에 전망대를 만들면서도 동의를 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북항 재개발과 부산항대교 경관을 잘 보여주기 위해 조성한 것으로 망원경 설치에 대한 법적 근거나 조례가 따로 없다”고 해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김성돈 변호사는 “사생활 침해에 따른 처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인격권이 입법되면 분쟁이 늘어날 소지가 크다”면서 “전망대 조성이나 망원경 설치에 대한 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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