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CT 검사 결과만으로 검사에 나섰다 환자를 숨지게 한 의사에게 금고형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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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법 서부지원 대법정 내부.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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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 이진아 판사는 업무상과살치사로 재판에 오른 부산대병원 의사 A(여·30대) 씨에게 금고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레지던트 1년 차 때인 2016년 6월 18일 이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 B(50대) 씨를 적절한 검토 없이 검진하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을 보면 B 씨는 그달 17일 목 불편감과 호흡곤란 증상으로 경남 한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경부CT 검사에서 경부 심부감염과 후두개의 부종이 확인되자 병원 측은 급성후두개염으로 인한 기도폐쇄 위험이 있다고 보고 상급병원인 부산대병원으로 옮겨 수술받도록 했다. 이 병원은 부산대병원 측에 환자 상태 소견을 전달한 뒤 B 씨를 전원시켰다. B 씨의 경부 CT 영상과 진료의뢰서 역시 함께 넘겼다.
사고 당일 A 씨는 이비인후과 외래환자실에서 B 씨의 후두경을 검사했다. B 씨의 CT 자료 등도 확인한 상태였다. 후두경 검사 때는 후두 경련으로 인한 분비물이 손상된 기도로 유입돼 호흡이 정지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관삽관이나 기관절개 같은 수술적 기도 확보 조처를 준비해야 한다. 또 응급 상황에 곧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응급실 내에 이동식 장비를 갖춰야 한다. 그런데도 A 씨는 이런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검사를 진행했다.
피해자의 상태가 심각함을 인식한 뒤에도 A 씨는 의료진의 동행 없이 B 씨를 응급실까지 이동시키는 등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않았다. 외래환자실에서 응급실까지 이동하는 데는 5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결국 B 씨는 응급실로 이동하는 도중 호흡곤란을 겪었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무렵엔 산소포화도가 50%까지 떨어져 의식을 잃었다. 기관절개술을 시행할 수 있는 의사가 도착할 때까지 30분 가까이 별다른 기보 확보 조처도 받지 못했다. 뒤늦게 기도확보가 이뤄졌지만 결국 B 씨는 급성 후두개염으로 숨졌다.
A 씨 측은 CT 검사 결과만으로 급성 후두개염을 판단하지 못한 걸 과실로 보기는 어려우며, 직접 환자를 확인하기 위해 응급실에 내려가지 않거나 의무기록을 열람하지 않은 것 등 또한 과실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가 안일하게 판단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법원은 성인에게는 급성 후두개염으로 인한 기도폐쇄가 드물고, A 씨는 당시 전공의 1년 차로서 혼자 당직 근무 중이라 응급 상황 대처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양형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