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울산 동구 슬도 수산생물체험장(이하 슬도피아)이 개장 2년 만에 철거될 전망이다. 구청장이 바뀐 동구가 지역여론 등을 감안해 조처하겠다는 입장인데, 조성 당시 주민 반발을 감안하면 재개장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이다.

2020년 개장 직후 울산 동구 슬도피아 모습. 울산시 웹진

15일 울산 동구에 따르면 슬도피아는 동구가 체험형 바다자원 관광화 사업으로 지역주민과 어업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 2020년 10억 원을 들여 조성했다. 방어진항 슬도 입구 방파제 내부 6300여 ㎡에 3개의 가두리장식 공간을 설치하고, 낚시 등 고기잡이와 다이빙, 해조류 관찰, 스노클링 등을 할 수 있는 체험장을 조성했다.

당시 인근 어촌계와 해녀 등 어업인들은 해양생태계 파괴, 생업권 침해 등을 이유로 슬도피아 조성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동구와 갈등을 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구는 슬도피아 조성을 강행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장 17일만에 문을 닫았다. 당시 설치된 바지선 체험시설 등 대부분의 구조물은 철거됐다. 이후 2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다 피서철을 맞게 되자 슬도피아 재개장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구청장이 바뀐 민선8기 동구는 지역주민이 원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강행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구는 기존 진행했던 사업들에 대한 재검토를 하고 있는데, 슬도피아는 완전 철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예산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있을 수 있지만 주민 여론을 무시하면서까지 재개장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동구 관계자는 “현재 시설물이 대부분 철거된 상태라 재개장 하려면 수산생물체험장 등 주요시설을 다시 설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처음 조성 당시 여론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슬도피아 재개장 여부는 주민들의 여론을 적극 검토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