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B군 코 주의에 핏자국이 나타나 있다. B군 학부모 제공

부산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수업 중에 장애학생을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부산의 한 특수학교 교사 A(40대) 씨를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지난 6월 21일 초등학교 1학년 수업에서 B(8) 군과 C(11) 군의 신체 부위를 손으로 당겨 상처를 냈다. B 군은 수업 중에 의자를 창가로 옮긴 뒤 창밖을 바라봤다. 이에 A 씨가 여러 차례 말로 제지했으나, 통하지 않자 B 군의 코와 귀를 잡아 당겼다. C군도 비슷한 이유로 A 씨에게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진단서를 보면 B 군은 얼굴 표재성 손상과 경추 염좌 등 상처를 입었다.

학교로부터 연락받은 B 군 어머니 D 씨는 B 군의 얼굴을 보자마자 경찰에 신고했다. D 씨는 “코를 얼마나 세게 잡아당겼는지 핏자국이 선명했고, 귀와 볼에 멍이 들어 있었다. 그때 일이 아이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8살짜리 자폐아가 어떻게 말을 잘 들을 수 있겠냐”고 호소했다.

B 군 학부모 제공

이어 그는 "일반학교가 아닌 특수학교에서 막 입학한 장애아가 단순히 말을 안 듣는단 이유로 폭행을 당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B 군은 사건이 일어난 이후 아직까지 등교를 하지 못하고 있다. 

D 씨는 학교 대응도 문제로 지적했다. 사건 다음 날에도 A 씨가 학교에 나왔기 때문이다. D 씨는 “폭행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학교가 알고 있었지만, 피해 학생과 교사를 분리하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알고 엄마들이 불안감에 떨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A 씨가 다음 날 학교에 온 건 경위서를 다 못 썼기 때문이다. 경위서만 쓰고 곧장 학교 밖으로 나갔고, 매뉴얼 대로 교육청에 신고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는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특수교사가 아닌 일반 기간제 교사로 올해 이 학교에 임용됐다. 4학년 수업을 맞게 되면서 학급에 맞는 특수교육만 받았다. 그런데 1학년 담당 선생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업을 못하게 되면서 대신 수업을 들어가게 된 것이다. 특수학교 수업은 원활한 진행을 위해 담당 교사와 실무사가 함께 배치되는데, 하필이면 이날 학생들을 잘 아는 담당 실무사도 없었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대신 다른 실무사가 대신 수업에 참여했다. A 씨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상황이 여러모로 꼬였지만, 수업을 잘해보려다 우발적으로 실수를 저질렀다. 고의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