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지하보다 산복도로 거주 많아
- 산사태 99곳·급경사지 71곳 등
- 인명피해 우려지역 385곳 달해
- 市, 지역별 맞춤 대책 6월 마련
- 배수펌프장 신·증설 사업 진행
- 지하차도 자동진입차단기 설치
지난 8일부터 4일간 중부지방에 쏟아진 물 폭탄으로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부산시는 산이 많고 들쑥날쑥한 지역적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비책을 지난 6월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피해 우려 지역의 공공시설 점검이나 모니터링에 그친다. 재해로 인한 피해는 주로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되는 만큼 더 촘촘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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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부산외국어대학교 우수저류시설에서 금정구청 직원들이 집중호우에 대비해 수문과 방류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지형 특성·저지대 침수 대책은
지난 8일 수도권에 쏟아졌던 역대급 폭우로 다음 날 0시 26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주택 반지하에서 살던 발달장애인 가족 3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부산은 지형 특성상 반지하 구조는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 도심 곳곳에 자리한 산을 중심으로 과거부터 마을이 형성됐고, 지형이 고르지 못해 지대가 낮은 곳은 상습 침수가 일어난다.
부산시가 공개한 여름철 자연 재난(호우·태풍) 대책을 보면 지난달 기준 인명피해 우려 지역 총 385곳 중 약 44%가 산사태(99곳)와 급경사지(71곳)일 정도로 높은 지대에 많은 지역민이 거주하고 있다.
시는 이들 우려 지역에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산사태 우려 지역은 ▷지역주민 비상연락망 구축 ▷산사태 현장 예방단을 운영해 사방시설 점검 등을 진행한다. 급경사지 우려 지역은 각 구에서 ▷배수시설 ▷비탈면 상태 ▷방수포 설치 등 현장을 점검한다.
시는 저지대 등으로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 94곳을 선정했다. 강이나 하천 주변인 데다 지대도 낮아 상습 침수 지역인 사상구 덕천교차로 인근과 동래구 연제구에 이르는 온천천 주변 지역이 포함됐다. 시는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구·군통합관제센터 모니터링 ▷긴급재난문자 발송 ▷예·경보 방송 ▷유사시 현장 투입해 대피 유도 등의 대책을 세웠다.
또 상습 침수지역은 자연재해위험 개선지구 정비사업을 통해 배수펌프장 신·증설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북구 덕천교차로를 포함해 3곳이 공사 중이고, 5곳은 설계 용역이 실시되고 있다.
■지하차도 인명피해 막을 수 있나?
폭우가 발생하면 가장 우려되는 곳은 지하차도다. 실제로 2014년 8월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와 2020년 7월 동구 초량1 지하차도에서 각각 2명과 3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두 곳 모두 배수펌프가 있었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출입 통제도 이뤄지지 않았다. 시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6월 지하차도 21개소에 자동진입차단 시설을 설치했다. 이 장치는 각 구·군 통합관제 센터에서 원격으로 작동이 가능하고, 지하차도 수위를 체크해 자동으로 차단기를 내린다.
또 시는 침수 우려 지하차도 10곳을 지정해 집중 관리한다. 특히 만조 시에는 관제센터 직원이 더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시설 정비에만 집중된 대책
시민단체는 시의 대책이 공공시설 정비에만 집중돼 있다며 노후화되거나 붕괴 우려가 높은 주거지 등을 대상으로 한 세밀한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사회적 약자는 상대적으로 노후화된 주택에 거주한다. 이번 폭우로 인해 목숨을 잃은 반지하 거주민이 그 예다.
김경일 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 “폭우로 인한 대비 시설 점검과 모니터링은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침수 우려 지역에서 사고가 나면 인명 피해자들은 대체로 사회적 약자가 많다. 노후주택 점검 등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