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 개발 사업 중 엘시티 콘셉트 시설이 기한 내에 다 지어지지 못한 점을 근거로 부산도시공사가 이행보증금을 몰취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8부(조정민 부장판사)는 17일 엘시티PFV가 부산도시공사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이행보증금을 80%로 감액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도시공사는 몰취한 금액 대부분을 인정받아 사실상 승소했다. 엘시티PFV는 공사가 엘시티 콘셉트 시설 개장 연기를 이유로 이행보증금을 지급받은 건 부당하다며 2020년 9월 제소했다.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LCT) 워터파크. 여주연 기자
엘시티 측은 2007년 6월 공사가 낸 해운대 관광리조트 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워터파크 4D체험관 숙박·문화시설 등 콘셉트 시설을 짓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시설 건립은 한동안 지연됐다. 2019년 5월에는 시의회가 이 점을 지적하며 약속 이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2019년 10월 도시공사와 엘시티PFV는 2020년 8월 31일까지 콘셉트 시설과 관광시설을 짓겠다는 취지의 추가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행보증금은 139억5250만 원으로 설정됐다.
엘시티PFV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이 금지되는 등 제반 여건의 악화를 이유로 콘셉트 시설의 조성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공사는 시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엘시티PFV는 결국 기한까지 전망대를 제외한 대부분 시설을 짓지 못했다. 공사는 협약이행보증금 중 부지 조성 공사비(28억964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110억5600만 원을 보험사를 통해 받았다.
엘시티PFV 측은 추가 사업협약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지방계약법상 계약 상대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이나 조건을 설정해선 안 되는데도 기존 금액의 2배에 가까운 돈을 협약이행보증금으로 잡은 건 위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방공기업법 적용 대상인 공사에 지방계약법상 조항을 적용할 근거가 없다고 봤다. 또 사업제안서가 처음 제출된 2007년 때 이미 콘셉트 시설을 짓겠다고 약속하는 등 지금까지 흐름을 감안할 때 추가 사업협약이 엘시티PFV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한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협약이행보증금을 80%(111억6200만 원)으로 감액 설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보증금의 규모가 콘셉트 시설 총 투자 금액 647억 원의 약 21%이자 잔여 시설투자 예정금액의 61%에 이르는 거액인 점, 투자가 이뤄진 시설은 실내·외 공사를 마쳐 운영 준비만을 남겨둔 점이 고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