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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54> 김호곤 수원 FC 단장

韓축구 세계무대로 이끈 지도자 “국대선발권 감독에게 줘야”

  •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
  •  |   입력 : 2022-08-21 19:52:42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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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년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 코치로 감독과 함께 사령탑 맡아
- 10회 연속 진출 발판 만들기도

- 국대·감독·축구협 임원 등 경험
- 3년 전 수원 FC 단장 부임하며
- 2부 리그에 있던 팀 1부로 올려

- “유소년 축구 지원 부족한 실정
- 축구협 소통과 경청 노력 필요
- 기술위는 기술 연구 매진해야”

김호곤(71) 수원 FC 단장은 축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다. 국가 대항전(A 매치) 124경기에 출전했다. 수비수로 5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1970년 청소년 대표로 시작해 1971년 국가대표에 올랐다. 1979년 대표선수에서 은퇴했다. 아킬레스건이 아파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스포츠는 승부의 세계다. 이겼을 때의 희열, 졌을 때의 고통이 반복된다.
김호곤 프로축구 수원FC 단장이 서울 중구 스포츠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국가대표 선수 코치 감독을 거쳐 축구협회 임원까지 두루 경험한 보기 드문 축구인이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그러나 축구인 김호곤에게 후회는 없다. 대신 지나간 것은 재빨리 잊는다. 숱한 어려움을 딛고 선 축구 인생이지만 “매 순간이 감동적이었다”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할 수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 전무로 정몽준 회장과 호흡을 맞추며 행정가로서의 길을 걷기도 했다. 그것이 인연이 돼 울산현대 감독으로 승승장구했다. 2017년 대한축구협회는 혼란스러웠고 외부 시선도 곱지 않았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이 어렵게 되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불과 2경기를 남겨놓고 슈틸리케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부임한 지 2년 8개월 만이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 역시 물러났다. 1주일 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기술위원장이 됐다. 새로이 구성된 기술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남은 두 경기를 비겨 월드컵 예선전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김호곤 단장은 국가대표 선수와 코치, 감독과 프로축구팀 감독, 축구협회의 임원으로서 행정력까지 두루 경험한 보기 드문 축구인이다. 2019년 2월 수원시민의 후원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수원 FC의 단장에 부임했다. “좋은 구단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오자 흔쾌히 동의했다. 첫해에는 단장으로서 역할을 별로 못했다. 이듬해 감독을 교체했고, 2부 리그에 있던 팀은 1부 리그에 입성했다. 이제는 당당히 1부 리그의 중심에 수원 FC가 있다. 어떻게 하든 치열한 싸움에서 이겨 1부의 중심 팀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김 단장은 비정한 승부의 현장에서 71살의 나이로 칼바람과 마주하고 서 있다. 기술위원회의 선수 선발권을 감독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일관된 소신을 펼치는 그는 “운이 좋았다. 내년 2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마지막 임기까지 최고의 성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한다. 지난 2일 서울 장충동에 있는 서울클럽에서 그를 만났다.

-해외 진출을 하고도 남았을 실력이다. 한 번쯤 꿈꾸었을 법하다.

▶내가 선수로 활약한 1970년대는 국내에 마땅한 프로 축구팀이 없었다. 국제대회 참가 경험과 기회도, 해외 축구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다. 아시아권 대회 수준에 머물렀던 시기다. 유일하게 후배 차범근이 해외 진출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그와는 청소년 대표로 1971년에 함께 뛰었다. 차범근은 공격수, 윙포드로 빨랐다. 나는 라이트 풀백을 보고 차범근이 라이트 윙을 맡아 콤비네이션이 좋았다. 나보다 3년 후배다. 모범적인 생활과 축구선수로서의 노력 등 모든 면에서 그는 존경받을 만하다.

-수원 FC는 특별히 유명한 선수 없이도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수원 FC는 시민구단으로 수원시에서 관리하는 팀이다. 특별히 유명 선수 없이도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팀에 필요한 선수 중심으로 조직을 강화한 결과다. 2019년 부임해 시즌이 끝난 뒤 감독과 선수를 대폭 교체했다. 2020년 새로운 팀으로 2부에서 뛴 성적이 좋아 2021년 1부로 승격했다. 지난해 첫 1부 성적이 5위였다. 현재 12개 팀 중 6위다. 구단에서 충분히 지원해줬다. 목표는 1부에 잔류하는 거다.

-5년의 공백에도 본격적인 축구 3년 만에 최연소 국가대표팀에 올랐다.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충렬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센터 포드였다. 통영중학교로 진학했다. 전교 1, 2등의 성적을 다투었다. 통영고등학교에 차석 입학했다. 축구를 떠나 공부에 몰두하고 있을 때 초등학교 축구부 코치의 지속적인 권유에 따라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동래고 축구팀으로 옮겼다. 1968년 1월부터 축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동래고에는 이흥구 임태주 두 선수가 이미 청소년 국가대표팀으로 뛰고 있었다. 그들의 실력을 따라갈 수 없었다. 공 다루는 것부터 뒤졌다. 그나마 속도는 최고였다. 그때는 정말이지 축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이번에는 축구 실력과 별개로 나의 뛰어난 학업 성적에 관심을 둔 교장 선생님에게 붙들려 축구를 떠날 수 없었다. 동래고(임병순 감독) 때는 풀백으로 뛰었다. 청소년 대표 3년을 마치고 1971년 최연소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1969년 상업은행 축구팀으로 갔다. 신랑감 1위가 은행원이던 시절이다.

-축구 인생에서 지워지지 않는 장면도 있을 것 같다.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북한과 공동 우승해 김종민 북한 주장과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던 일이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코치 시절도 잊지 못한다. 월드컵 본선에 32년 만에 진출했다. 그 후로 10회 연속 진출 기록을 이어오는 시발점을 만든 셈이다. 김정남 감독 팀에 최연소 코치로 갔다. 첫 경기에서 마라도나가 전성기를 구가한 아르헨티나에 3 대 1로 졌다. 아르헨티나는 그 대회에서 우승했다. 다음 불가리아와는 1 대 1로 비겼고 마지막 경기 이탈리아와는 3 대 2로 졌다. 그 무렵 우리는 골키퍼 전담 코치도 없었다. 경쟁국 팀이 다섯 명의 분야별 코치를 두고 있을 때 우리는 감독과 코치 단둘이 사령탑을 맡았다. 정보도 없고 준비도 없이 무작정 나갔던 사실상 첫 월드컵 대회였다. 그때만 해도 낯설고 먼 멕시코에서 현지 한국인 태권도 지도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국가대표팀 코치와 올림픽·프로축구팀 감독으로 유명세를 누렸다.

▶1980년부터 최연소 국가대표팀 코치가 됐다. 1992년부터 1999년까지 모교 연세대 감독으로 있었다. 송종국 최용수 강철 김도훈 등이 그때 만난 선수다. 2000년 초 연대 감독에 이어 부산아이콘스의 첫 감독이 되었다. 올림픽 감독으로 가게 돼 계약 완료 직전 옮겼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대표팀 코치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바르셀로나 때는 23세로 연령 제한이 있었다. 성적은 별로 안 좋았다. 아테네에서 처음 8강에 올랐다. 첫 예선에서 주최국 그리스에 비겼으나 파라과이와의 8강전에서 졌다. 한동안 올림픽 8강 감독으로 유명세를 누렸다. 홍명보 감독이 런던 올림픽(2012)에서 올림픽 3위 감독이 되자 사라졌다. 잠시 대한축구협회 전무로 일한 뒤 정몽준 회장의 울산중공업이 지원하는 울산현대축구단 감독이 됐다. 2009년 시즌부터 시작했다. 2010년도 컵 대회 우승, 리그 준우승을 했다. 2012년 AFC 대회 우승, 2013년 K리그 준우승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2012년 AFC 챔피언스 리그 아시아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한국 축구가 짧은 시간 내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나라 축구는 굉장한 발전을 이루었다. 장덕진, 정몽준 두 사람의 헌신과 기여가 컸다. 장덕진(1934~2017) 전 농수산부 장관은 1969년 재무부 이재국장으로 대한축구협회 이사로 있었다. 조흥은행과 신탁은행 등 9개 금융단 축구팀 창설을 주도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대한축구협회 회장(1993~2009) 재임 기간 한국 축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세계축구연맹(FIFA)의 부회장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진출 연속 10회에도 불구하고 유소년 축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아주 부족한 실정이다. 축구 행정도 좀 더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변해야 한다. 최근 유소년 국가대표팀이 일본에 계속 졌다. 말이 엄청나게 많다. 대한축구협회의 소통과 경청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국가대표팀 선수와 감독 선임권을 가진 기술위원회의 개혁을 요구한다. 선수는 감독이 선발하고 기술위원회는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기술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부울경 메가시티로의 발전은 지역 축구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동명대학교 Do-ing(두잉)대학 석좌교수
▶당연하다. 부울경은 오래전부터 한국 축구의 산실이었고 지금도 다양한 지역 출신 선수의 활동이 국내외적으로 활발하다. 현재 울산과 부산(2부) 경남에 각각의 프로 축구팀이 있다. 세 도시가 합쳐져 규모와 내용 면에서 국제적인 도시로 탈바꿈하게 되면 당연히 지역 축구계의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각종 세계대회 등의 유치와 교류가 용이할 것이다.


◇ 김호곤 단장은

▷1951년 경남 통영 출생 ▷학력 : 충렬초 통영중 동래고 연세대 체육학과 졸업 ▷경력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 뉴델리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 서울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 멕시코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 서울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 바르셀로나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 연세대 축구부 감독, 부산아이콘스 축구단 감독, 아테네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울산현대축구단 감독,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수원FC 단장(현재) ▷성적 : 춘계대학 축구연맹전(1993, 1997) 우승, 전국대학축구선수권(1996) 우승,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1997) 준우승, 서울아시안게임(1986) 축구 우승, 멕시코월드컵 본선 진출(1986), 아테네올림픽(2004) 축구 경기 8위, AFC 대회(2012) 우승(울산현대) ▷수상 : 체육훈장 기린장, 체육훈장 백마장, 체육훈장 거상장, 대통령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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