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는 첨단 IT기술이 접목된 국내 1호 국가시범도시입니다. 총사업비만 6조 원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데요. 수 만세대의 공동주택과 연구 중심 산업단지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준공을 1년 앞둔 에코델타시티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길이 102㎞인 내부 순환도로 상당 구간을 뜯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로 건설에 앞서 도시가스 배관을 매설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어찌된 영문인지 뉴스레터 ‘뭐라노’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부산 강서 에코델타시티 조감도. 국제신문DB

에코델타시티는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시·부산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친환경 스마트 신도시’입니다. 낙동강을 낀 1177만㎡에 약 3만 가구가 입주할 예정인데요. 총사업비는 6조6051억 원에 달합니다.

올해 6월 분양한 ‘강서자이 에코델타’는 1순위 청약에 1만5000여 명이 몰려 부산 공공분양 아파트 최고 청약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공공분양주택 ‘강서자이 에코델타’ 1순위 청약은 1만5000여 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114대 1을 기록했다. 국제신문DB

순조롭게 진행되는 공동주택 분양과 달리 기반시설 건설은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에코델타시티 내부 도로는 총 102㎞. 이중 약 40%는 포장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그런데 도로를 건설하면서 지하에 도시가스관을 매설하지 않았습니다.

[부산도시공사 담당자] “부산도시가스가 에코델타시티 전체에 대해 (도시가스)관 설계를 아직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직 매립이 안 돼 있어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건설 공사 현장. 김태훈pd

상·하수도관과 전기선·통신선은 도로 밑으로 매설된 상태. 도시가스 배관만 아직 매설되지 않았습니다. 도시가스관을 묻으려면 포장된 도로뿐 아니라 미포장 도로 일부분을 다시 굴착해야 합니다.

[부산시 도시균형개발과 허성용 주무관] “도시가스관은 민간사업자(부산도시가스)가 되다 보니까 전기하고 상수도처럼 필수 공급시설이 아니거든요. 수요 신청이 없으면 미리 깔아놓지를 않습니다. 도시가스 측에서는 (비용) 부담은 자기들이 대는 한이 있더라도 (도시가스 배관을) 나중에 묻겠다고 (기반시설) 협의체 간 합의를 한 사항이라고….”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도시공사는 그동안 ‘기반시설 협의체’를 통해 부산도시가스 측에 수차례 협조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부산에코델타시티사업단 담당자] “2017년 4월부터 분기마다 기반시설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었거든요. ‘현재 이러한 일정이고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도시가스도 설계라든가 시공을 해야 된다. 못할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라고 협조 요청도 드리고…. 저희는 충분한 의견을 줬다라고….”

에코델타시티 도시가스 배관 설치 주체인 부산도시가스. 김태훈pd

반면 부산도시가스는 에코델타시티 집단에너지 사업자로 공식 선정되기 전까지는 설계나 시공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부산도시가스 담당자] “도시가스로 난방을 하게 되면 (난방용) 큰 배관을 깔아야 되고 집단에너지 사업자 선정이 되면 (취사용) 작은 배관을 깔아야 되거든요. (집단 에너지) 사업자 선정이 2021년 11월에 돼 가지고 정확하게 저희가 사업 계획을 할 수가 없었고요. 지금 (배관을) 설계 중입니다.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착공해서 입주에 맞게 공급할 수 있게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건설 공사 현장. 김태훈pd

재포장 공사비는 부산도시가스에서 부담할 계획. 시민사회는 “친환경 도시라면서 토목공사를 이중으로 해 탄소 배출량을 늘리는 것이 맞느냐. 도시가스 배관 공사가 늦어지면 입주 초기 난방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 “친환경으로 홍보도 하고 공사를 진행을 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중복 도로 굴착으로 인해) 자원들도 그렇고 탄소 배출 부분들이 더 많이 생겨날 수 있다…. 또 입주 예정 시민들에게는 난방에 대한 불안감도 지워지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부산 발전의 동력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에코델타시티. 오는 하반기에도 공동주택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요.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자의 불협화음으로 탄소 배출 증가와 자원 낭비가 초래됐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레터 ‘뭐라노’였습니다.